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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제 무리뉴 감독이 경질됐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맨유의 미래로 쏠린다. 사실 무리뉴 카드는 맨유의 승부수였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이 실패한 후, 절치부심 꺼낸 것이 무리뉴 카드였다. 물론 유망주를 외면하고, 지나치게 직설적인 화법이 맨유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무리뉴 감독은 잉글랜드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맨유가 그토록 원하는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는데 가장 최적화된 인물이었다. 계속된 부진과 이어지는 기행에도 맨유 운영진이 무리뉴 감독을 계속 끌고 간 것은 그만한 대안이 없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맨유는 결국 선택을 내렸다. 관심은 후임으로 쏠리지만, 누가 후임으로 오든 지금보다 나은 경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무리뉴 감독은 여름 내내 수준급의 수비수 영입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데로다. 수비는 맨유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볼을 배급해줄 플레이메이커로 폴 포그바를 영입했지만, 그는 너무 공격적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함께 한 사비 알론소, 첼시에서 기용한 세스크 파브레가스와는 달랐다. 공격진은 너무 정적이었다. 무리뉴 감독이 마지막까지 이반 페리시치를 원했던 이유다.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는 멤버가 없다보니 당연히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 또한 무리뉴 감독의 한계였다.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을 자신의 축구에 맞추려고 했지, 선수들을 위해 축구를 바꾸지 않았다. 맨유에 매 경기 불안정한 축구를 한 이유다.
무리뉴 감독은 실패했지만, 지금 맨유의 멤버는 결코 나쁘지 않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포그바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두 선수는 써먹기 힘든, 전술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는 타입이지만, 능력만큼은 의심할 여지 없는 월드클래스다. 무리뉴 체제 하에서 애매한 포지션이었던 앤써니 마샬, 마커스 래시포드, 후안 마타 등도 마찬가지다. 지금 보다 더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할 경우, 맨유는 달라질 가능성이 많다.
물론 수비 보강은 필수다. 맨유는 겨울이적시장에서 새로운 감독을 위해 다시 한번 지갑을 열 가능성이 높다. 수준급의 센터백 1~2명만 더 더해진다면, 맨유는 후반기 태풍의 눈이 될수도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