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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의 전술적 특징 중 하나는 사이드백의 전진배치다.
지배하는 축구를 강조하는 벤투 감독은 공격시 좌우 윙백을 높은 위치까지 끌어올려 공격에 가담시킨다. 사실상 윙어에 가까운 역할이다. 중앙 미드필더는 공을 잡으면 지체없이 볼을 측면으로 전개했다. 좌우 윙백에 측면 공격을 맡기고 측면 공격수들은 중앙으로 이동해 득점을 노린다. 벤투 감독은 이같은 전술 변화로 대표팀의 공격 밀도를 높였다.
그래도 포백 라인만큼은 사실상 베스트를 구축했다.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민재 이 용(이상 전북) 홍 철(수원)은 주전 라인업이고, 정승현(가시마) 박지수(경남) 권경원(톈진 취안젠) 김진수(전북) 등도 아시안컵 승선이 유력한 선수들이다. 벤투 감독은 둘째날 수비진부터 출발해 공격까지 마무리하는 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평소 수비진부터 빌드업을 강조한만큼, 수비수들은 세밀한 패스와 컨트롤로 공격 작업에 열중했다. 아시안컵에서는 상대의 밀집수비가 예상되는만큼 뒤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밀고 올라오는 것이 중요하다.
마무리는 역시 측면이었다. 초반 훈련에서는 중앙 수비수가 공격진영에 위치한 윙백에게 롱볼을 보내고, 윙백이 공격수들에게 크로스하는 과정을 집중 점검했다. 김민재로부터 정확하고 빠른 롱패스가 넘어가자 코치진들은 "굿볼"을 연발했다. 이 용과 홍 철은 환상적인 크로스로 공격수들의 슈팅을 이끌었다. 미니 게임으로 진행된 후반부 훈련에서는 측면으로 볼을 전개하는 과정에 포인트를 맞췄다. 홍 철 정승현 김민재 주세종(아산)이 한조를 이뤘고, 김진수 박지수 김영권 이 용이 반대쪽에 자리했다. 수비에서 볼을 잡아 측면으로 볼을 보내고 중앙까지 연결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했다.
마무리는 '막내' 조영욱(서울)의 몫이었다. 조영욱은 이날 전술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황의조를 대신해 최전방에 자리했다. 조영욱은 패기있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번이 A대표팀 첫 승선인 조영욱은 "훈련 전에 감독님이 둥글게 서서 얘기할 때가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TV에서 보던 형들이 눈앞에 있어서 기뻤다"며 "감독님이 작은 것까지 신경써 주신다. 새로 온 선수만 따로 불러 해야 할 축구 전술 영상을 보여줬다. 훈련 뒤 영상을 보며 경기 할 때의 타깃맨 움직임에 대해 세세하게 말씀 주셨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아시안컵에 승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훈련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벤투호의 주전 원톱으로 자리잡은 황의조는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이 강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아시안컵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울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