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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보성여고(서울) 김시현, 마주은 학생이 첫승후 인터뷰중 웃음을 터뜨렸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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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경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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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나자마자 목포로 달려왔어요. 제 고등학교 생활에서 학교스포츠클럽은 수능만큼 중요하니까요."
지난 16일, 전남 목포축구센터에서 열린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 현장, 보성여고 3학년 마주은양(18)은 전날 수학능력시험을 마치자마자 후배들과 함께 목포행 버스에 올랐다고 했다. "고등학교 마지막 대회잖아요. 저는 졸업하는 것보다 정든 축구부를 떠나는 게 더 아쉬워요."
보성여고는 여자축구 학교스포츠클럽의 신흥 강호다. 지난해에 이어 서울시교육감배 축구대회를 2연패했다. 전국 최고의 축구클럽이 총출동한 대회에 2년 연속 서울 대표로 나섰다. 이날 대구 보건고와의 첫 경기, 지난해 이 팀의 주장으로 전국대회 8강을 이끈 주은양은 10번을 달았다. 올해는 더 높은 곳을 목표 삼았다. "우승하러 왔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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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열띤 경기를 펼치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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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보성여고 선수들이 경기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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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보성여고 선수들이 경기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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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반 각 20분, 벤치에선 뜨거운 응원전이 이어졌다. 1학년 수비수 장한나, 골키퍼 박다예양(16)은 진지한 표정으로 비디오 촬영에 집중했다. "경기 영상속 플레이를 수시로 돌려보며 꼼꼼히 분석한다"고 했다. 보성여고가 1-0으로 앞선 상황, 대구 보건고의 핸들링 반칙이 나왔다. '10번' 주은양이 골대 앞에 섰다.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후반 대구 보건고의 수비가 질겨지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가레스 베일을 좋아한다는 15번, 왼발의 김시현양(17)이 종횡무진 수비를 뚫어냈다. 3대0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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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열띤 경기를 펼치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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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보성여고 마주은과 김시현이 기뻐하고 있다.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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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승리한 보성여고 선수들이 패한 대구보건고 학생들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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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승리한 보성여고 선수들이 패한 대구보건고 학생들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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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승리한 보성여고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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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교육청이 주관한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에선 이긴 팀 선수가 진 팀 선수에게 메달을 수여한다. 종료 휘슬 직후 마주선 보성여고 소녀들이 대구 보건고 소녀들의 목에 메달을 걸어줬다. 치열했던 그라운드에 따뜻한 웃음이 번졌다. 현란한 드리블, 날선 왼발 슈팅으로 MVP급 활약을 선보인 김시현양은 단연 스타였다. 대구 축구소녀들이 "멋있다" "축구를 어떻게 그렇게 잘하느냐"며 악수를 요청하고 연락처를 공유했다.경기 후 보성여고 축구부는 그라운드에 빙 둘러앉았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스트레칭' 회복훈련을 했다. 2학년 주장의 "오늘 잘했어, 다음 경기도 잘하자!"라는 짧은 인사로 첫 승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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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보성여고(서울) 김시현, 마주은 선수가 손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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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열띤 경기를 펼치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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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가 남달랐던 왼발의 김시현양은 역시나 '선수 출신'이었다. "유치원 때부터 공을 찼다. 여자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서 우이초등학교 때 선수생활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부모님의 반대로 축구의 길을 내려놓았지만 축구를 향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보성여고에 축구클럽이 있다고 지원했다"고 했다. 체육교사를 꿈꾸는 시현양은 "클럽 선수들은 전문선수들과 훈련방식도 경기내용도 다르지만, 축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웃었다. 축구가 좋은 이유를 묻자 "공을 뻥 찰 때 스트레스가 다 날아간다. 2~3명을 제치고 질주할 때면 정말 짜릿하다"며 미소지었다.
마지막 대회에서 골맛을 본 '고3' 마주은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남자애들과 축구하는 걸 너무 좋아했다. 나도 축구부가 있다고 해서 이 학교에 왔다. 축구를 너무너무 좋아한다"며 웃었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묻자 1초만에 "지소연!"을 외쳤다. 주은양은 "2학년 때 주장을 하면서 처음 우승도 하고, 전국대회에도 출전했다. 축구부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 3학년 때도 공부하는 틈틈이 동아리 시간 때 찾아와 축구를 했다"고 했다.
꼭 축구를 잘하는 여학생들을 위한 클럽이 아니다. 주은양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축구부에 가입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은 나나 시현이, 선배들이 가르쳐준다. 함께 뛰며 축구 실력이 느는 모습이 뿌듯하다"고 했다. 축구가 여학생들에게 좋은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공 차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여자들끼리 팀워크를 다지기 좋은 운동이다. 운동장에서 함께 땀 흘리며 쌓은 여자들만의 우정은 정말 특별하다. 대학교에 가서도 축구를 계속할 것이다. 더 많은 여성들이 축구를 즐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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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열띤 경기를 펼치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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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보성여고(서울) 김시현, 박용현 선생님, 마주은 선수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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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16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여고부 보성여고(서울)와 대구보건고(대구)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보성여고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목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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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여고 여학생들이 이리도 축구를 좋아하고, 이리도 잘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방과후 창체(창의적 체험활동)부장인 총감독 조충식 교사는 "1~3학년 총 26명의 여학생들이 일주일에 2번, 1~2시간씩 모여서 운동장에서 공을 찬다. 빠지는 학생이 거의 없다. 아이들이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어떨 땐 공부하라고 못나오게 말리기도 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아이들은 운동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성실하다. 성적이 떨어지면 축구부에서 내보낸다고 하니 이게 동기부여가 된다. 축구하려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한다"고 귀띔했다. 2년 연속 서울시 우승을 차지한 비결을 묻자 "애들이 좋아하고, 좋아하니 열심히 한다"는 일견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날 그라운드에는 '선생님 코칭스태프' 3명이 눈에 띄었다. "체육선생님들도 열정을 다해 이 아이들을 돕는다. 이번 대회에도 공식적으로 3명의 교사가 왔고, 중학교 때부터 가르친 선생님들도 사비를 털어 오셨다"며 웃었다.
6년째 보성여고로 재직중인 박용현 체육교사는 중학교 때부터 이어진 여학생들의 운동습관을 이야기했다. "보성여중은 티볼이 유명하다. 보성여중에서 운동을 즐기고 재미를 느낀 여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올라오면 체육시간에 적극적으로 참가한다. 체육시수가 1학년 2시간, 2학년 1시간, 3학년 2시간인데 체육수업을 어쩌다 한번이라도 빠지면 아이들이 화를 낼 정도다"고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열정적이고 여기에 체육교사들의 열정이 더해져 가능한 일이다. 교내 축구대회도 만들었다. 힘들게 근무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 보람 있다"고 했다. 보성여고 졸업생들은 대학생이 된 후에도 모교 운동장을 찾는다. 박 교사는 "졸업생들과도 정기적으로 공을 찬다. 졸업한 아이들이 공을 찰 곳이 없다고 하면 동아리 시간에 오라고 한다. 선후배가 함께 공을 찬다. 한 학기에 한번씩 용산아이파크몰 풋살장도 빌린다"고 했다.
한편 전국 대회 4강에서 경남 내성여고를 3대0으로 꺾고 사상 첫 결승행 역사를 쓴 보성여고는 제주 신성여고에 0대1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초겨울 뜨거운 목포의 그라운드에서 새삼 깨달은 두 가지 진실이 있다. 잘나가는 학교스포츠클럽에는 틀림없이 좋은 선생님이 있다. 그리고 여학생들이 운동을 싫어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편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목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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