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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클리닉②]레전드가 간다, 눈높이 맞춤형 '하하호호' 추억 쌓기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11-25 15:01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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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던 작은 마을, 영암이 축구 열기로 휩싸였다.

24일부터 이틀간 전남 영암군 영암공설운동장 및 보조구장에서 2018년 K리그와 함께하는 유소년 축구클리닉이 펼쳐졌다. 이번 클리닉에는 영암 지역 초등학생 및 중학생 250여 명이 모여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가늠케 했다. 실제로 중학교 1학년 (염)다소미는 "축구를 배우고 싶어서 왔다"며 배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이들의 열정에 불을 붙인 것은 다름 아닌 'K리그 레전드 선생님'이었다. 이상윤 김병지 유상철 이민성 김은중 김형범 등 K리그를 빛낸 레전드 6명은 '일일 교사'로 깜짝 변신해 아이들과 특별한 시간을 만들었다.

사실 이번 클리닉은 K리그 레전드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1박2일'이라는 짧은 시간, 엘리트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의 눈높이에 맞춰야 했기 때문. 실제로 이민성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는 "아이들에게 어느 수준으로 가르쳐 줘야 하는지 걱정"이라고 고민했다.

기우였다. 선생님으로 변신한 레전드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축구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들은 아이들의 연령대 및 실력에 맞춰 눈높이 수업을 진행했다.

비교적 어린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은 기술보다는 놀이에 초점을 맞췄다.

유상철 전 전남 감독은 "사실 하루 이틀 배운다고 해서 실력이 확 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 기회를 통해 '축구가 참 재미있다'고 느끼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상윤 유상철 레전드가 진행한 저학년 수업은 꼬리잡기, 패스 이어 받기 등 아주 기본적인 훈련부터 차근차근 진행했다.

초등학교 5~6학년 및 아마추어 중학교 선수들은 기본적인 축구 기술을 전수 받았다. 많은 아이가 방과 후 풋살동아리에서 뛰고 있었기 때문. 이민성 김은중 레전드는 킥 정확도를 높이는 법, 크로스하는 법 등을 가르쳤다. 엘리트 선수들은 전지훈련을 방불케했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에 이어 김형범 레전드의 '원 포인트 레슨'으로 노하우를 습득했다.


둘째 날 열린 클리닉에서는 레전드들과 함께 뛰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됐다. 일정상 조금 늦게 합류한 김병지 레전드까지 힘을 모아 아이들과 6대6 경기를 펼친 것. (최)재혁이는 "레전드님들과 미니게임을 했는데 함께 뛰니 더 재미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레전드들의 열정에 현장을 찾은 학부모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영훈 씨(38)는 "사실 처음에는 '레전드와의 만남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선생님으로 변신해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가르쳐 주셔서 정말 좋다.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레전드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전수한 것은 단순히 축구 기술이 아니었다. 이들은 24일 저녁 '토크 콘서트'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형범 레전드는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남들보다 시작이 늦었다. 그래서 나만의 무기를 갖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유소년 시기부터 차근차근 기초를 쌓아간다면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상철 레전드 역시 "축구를 하다 보면 힘든 시간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 이겨낼 수밖에 없다. 좋아서 하는 축구인 만큼 그 즐거움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진심을 전했다.

K리그 레전드와 영암 아이들의 만남. 이들은 '축구'라는 공통사로 하하호호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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