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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키르기스스탄] 반성했다는 황희찬, 골로 말해야 한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8-20 22:52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가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시 자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사진은 황희찬
반둥(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5/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가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시 자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팀의 여섯 번째 골을 성공시킨 황희찬이 기뻐하고 있다.
반둥(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5/

김학범호 공격수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반전극을 펼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1대0으로 이겼다. 2승1패(승점 6점)를 기록하면서 가까스로 16강행 열차를 탔다. 경기 초반 답답했던 흐름을 후반 손흥민의 한 방으로 풀어냈다. 다만, 지난 경기에서 오점을 남겼던 공격수 황희찬은 다시 침묵했다. 토너먼트에서 달라져야 한다.

황희찬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황의조와 투톱 호흡을 맞췄으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최전방 골키퍼와 1대1로 마주한 순간 날린 슈팅이 막혔다. 전체적으로 볼 터치나 세밀함에서 아쉬웠다. 이날 김학범 감독이 야심차게 꺼낸 든 투톱은 실패에 가까웠다. 수비도 수비지만, 김학범호에는 밀집 수비를 뚫을 수 있는 강력한 공격 카드가 필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공격진이었다. 나상호(광주FC)를 제외하면, 모두 해외파로 구성됐다. 와일드카드 손흥민(토트넘) 황의조(감바 오사카)뿐 아니라, A대표팀인 황희찬 이승우(베로나)도 큰 기대를 모았다. 김은중 코치는 "역대 최고의 공격진인 것 같다"고 했다. 특히, 황희찬은 지난 6월에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손흥민의 파트너로 낙점 받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대 이하였다. 황소 같은 돌파력에 비해 골 결정력, 세밀함이 아쉬웠다. 그 스스로도 "월드컵에서 많은 걸 느꼈다. 부족한 부분을 생각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은 월드컵과는 전혀 다르다. 23세 이하 대표팀이 주축이 되는 대회다. 이미 A대표 급으로 평가 받는 황희찬이 주축 공격수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 하지만 출발이 아쉬웠다. 황희찬은 반성하고 있다. 그는 말레이시아전 후 "이런 경기에선 공격수들의 골이 중요하다. 골로서 팀의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 도움이든, 골이든 팀을 도울 수 있으면 뭐든지 하고 싶었다. 그래서 많이 화가 났다"면서 "정신력이 흔들리는 건 없다. A대표팀에서 그런 점을 배웠다. 당연히 이겨내야 한다. 경기력으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감내하고 이겨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황희찬에게 만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김학범 감독은 전반전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시작과 함께 황희찬 카드를 꺼내 들었다. 2경기 연속 출전으로 지친 황의조 대신한 투입. 손흥민 나상호와 함께 스리톱을 이뤘다. 황희찬은 특유의 돌파를 앞세워 측면을 파고 들었다. 분명 돌파력은 가공할 만 했다. 그러나 골로 말하지 못했다. 대표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9분 황희찬에게 기회가 왔다. 김진야가 왼쪽 공간을 파고 들어 논스텁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마크가 빈 상황에서 황희찬이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후반 42분 역습 상황에선 황희찬이 돌파 후 슈팅까지 마무리했으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경기 막판 골문이 빈 상황에서도 약한 슈팅으로 기회를 날렸다.

황희찬은 후반 투입 자원답게 쉴 틈 없이 뛰었다. 역습을 당하는 상황에서 부지런히 측면 수비 가담을 했다. 돌파력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찬스에서 아쉬웠다. 이제 한 번만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가 시작된다. 손흥민의 골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 김 감독이 믿고 쓰고 있는 황희찬이 확 달라져야 한다.
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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