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복귀한 울산 이종호 소리없이 사라졌다 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8-02 05:12


이종호가 지난달 11일 전북과의 16라운드에 출전했다. 이날 경기 이후 이종호는 다시 사라졌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분명히 복귀했는데 어디 갔지?"

울산의 간판 공격수 이종호(26)를 두고 제기된 궁금증이다.

이종호는 지난달 8일 러시아월드컵 휴식기 이후 첫 경기인 상주와의 15라운드에 복귀했다. 힘겨운 재활기간을 거친 뒤 첫 출전이었다. 그는 작년 12월 3일 부산과의 FA컵 결승 2차전 도중 볼 경합을 하다가 왼쪽 정강이뼈가 부러지고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했다.

설상가상, FA컵 우승을 아픈 몸으로 지켜봐야 했던 이종호는 결혼식(12월 9일) 직전 수술대에 올랐다. 단순 골절이 아니라 인대까지 손상된 바람에 복귀하기까지 7개월이나 걸렸다.

남은 원톱 공격수 주니오도 부상으로 14경기 중 8경기밖에 가동하지 못하는 등 전반기를 힘겹게 버텨온 울산으로서는 이종호의 복귀가 천군만마였다. 울산 팬들도 '이종호랑이'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다. 특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근호를 보강 영입하면서 두 마리 호랑이로 상징되는 '호호 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이종호는 복귀 직전 인터뷰에서 "(이)근호 형과의 호흡이 기대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근호 역시 "이종호와 함께 더 강해진 울산 공격라인을 구축하고 싶다"고 했다.

이종호는 11일 전북과의 16라운드까지 뛰었다. 상주, 전북전 모두 조심스러운 교체 출전으로 서서히 예열했다. 이때는 이근호가 러시아월드컵 기간 부상 재활을 막 끝낸 터라 '호호 라인'을 가동하지는 못했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달 18일 강원과의 18라운드부터 둘의 동시 출격을 본격 가동할 구상이었다. 한데 이종호는 전북전 이후 명단에서 쓱 사라졌다. 김 감독에게 확인해보니 '웃픈' 사정이 있었다. "맞은 데 또 맞았어요."


지난달 22일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이종호가 정재용과 함께 팬사인회를 하고 있다.


이종호는 지난달 13일 팀 훈련 도중 부상을 했다. 자체 연습경기를 하다가 정강이를 차인 것. 7개월 전 수술받으면서 철심 1개를 박았다는데 하필 철심이 박힌 그 부위를 정확하게 맞았다고 한다.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다. '맞은 데 또 맞으면…'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평소 같으면 단순 타박상으로 넘길 수 있지만 수술받은 부위라 회복이 느렸다. 실내에서 워밍업 정도 하다가 제주와의 원정 20라운드가 열린 지난달 29일이 돼서야 그라운드에 나와 러닝을 할 정도가 됐다. 공을 아직 만지지 못하는 이종호는 빠르면 8월 중순 지나야 돌아올 것 같다는 게 김 감독의 우려 섞인 전망이다.

강원과의 18라운드에 맞춰 출전 준비를 했던 이근호가 7월 15일 FC서울전에서 조기에 교체 투입된 것도 이종호를 데려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필 강원전에서 김 감독이 과도한 항의에 따른 사후 징계로 3경기 출장정지를 받았고, '호호 라인' 출범도 어그러진 걸 생각하면 이종호의 어이없는 부상으로 이래저래 꼬여버린 울산이다.

김 감독은 새용병 믹스의 영입으로 4-2-3-1 포메이션을 쓴다. 이종호가 없으니 주니오 혼자 최전방을 끌어가야 한다. FA컵 16강전(8일)이 편성된 까닭에 또다시 3일 간격으로 무더위 살인일정이다. 이종호가 '제대로' 복귀할 때까지 울산이 어떻게 버텨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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