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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식 스리백은 어떤 모습일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8-01 05:00


김학범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지난 16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남자 대표팀 최종 명단 20인이 발표됐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조현우(대구) 김민재(전북) 등이 예상대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황의조(감바 오사카)라는 논란의 발탁도 있었다. 엔트리만큼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김학범 감독은 이날 전격적으로 포메이션과 라인업을 함께 공개했다. 이례적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러시아월드컵에서 '트릭' 논란 속에서도 전력 노출을 최소화했다. 물론 핵심은 포메이션과 라인업을 숨기는 것이었다. 신 감독은 매 경기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단 한차례도 같은 라인업을 내세우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가장 중요한 정보인 포메이션을 노출했다. 선수 선발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카드였다. 김 감독은 인맥과 의리축구에 대한 결백을 증명하려는 듯, 자신의 전술 계획을 공개했다. 이같은 선택에 대한 찬반의 목소리도 있지만, 어쨌든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김 감독의 방향을 읽을 수 있게 됐다.

눈여겨 볼 것은 스리백이다. 김 감독은 "내가 가장 잘 사용하는 포메이션은 포백이다. 선수를 놓고보니 가장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스리백이라고 판단했고 스리백을 기본으로 포백과 투톱, 스리톱 등을 구상했다"고 했다.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좌우 윙백이다. 이번 대표팀에도 전문 윙백은 성남 소속의 이시영 한명 뿐이다. 그나마 이시영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김진야(인천)와 김문환(부산)은 윙백 보다는 윙에 익숙한 선수들이고, 왼쪽 윙백으로 발탁된 이진현은 아예 중앙 미드필더다.

김 감독은 김진야 김문환 이진현이 포백을 소화할 수 있는 풀백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 스리백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리백의 키는 윙백이 쥐고 있다. 스리백에서 윙백은 미드필드와 수비를 오간다. 측면 공격 혹은 빌드업을 책임지고, 수비시에는 파이브백을 만든다. 공수의 핵심이다. 때문에 수준급의 윙백이 없는 지금, 스리백을 구사하는 것은 자칫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팬들의 우려도 여기에 있다. '차라리 윙백에 와일드카드를 써야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공수 두마리 토끼를 노린 듯 하다. 기본적으로 김 감독식 스리백의 포인트는 '공격'에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모두 물러서서 경기를 펼친다. 결국 아시안게임의 성패는 상대 밀집수비를 어떻게 부수느냐에 달려 있다. 공격적인 윙백을 기용해 공격숫자를 최대한 늘리는 것에 포인트다. 형태는 3-5-2지만, 좌우 윙백이 적극적으로 올라서는 3-1-4-2에 가깝다. 공격전개에 능한 이진현, 스피드와 폭발력이 좋은 김진야 김문환을 윙백으로 기용해 측면 장악력을 높이려는 계획이다.

동시에 수비 강화도 꾀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주의할 것은 역습이다. 주구장창 공격하다 역습 한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스리백은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앞쪽에 숫자를 늘렸지만, 후방에도 기본적인 수비숫자를 유지하고자 하는 계산이다. 스리백이지만 수비 지향적인 형태는 아니다. 김민재(전북) 황현수(서울)가 붙박이인 가운데 나머지 한자리는 조유민(수원FC)와 김건웅(울산)이 자리한다. 헌데 이들은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자원들이다. 최근 유럽에서 유행하는 스리백처럼 공격시 조유민과 김건웅을 위로 올려 허리싸움에 가담시킬 가능성이 높다. 공격전개는 좋지만 수비력 자체는 썩 좋지 않은 이승모(광주) 장윤호(전북)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묘수이기도 하다. 김 감독도 "대표팀의 기본적인 전술은 공격적인 스리백이다. 미드필더 자원들을 수비라인으로 선발한 것이 이번 대표팀의 포인트"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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