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35도 무더위에 뚝 떨어진 집중력, '수면제축구' 포항-강원 0대0 헛심공방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7-15 20:54




월드컵 휴식기에서 깨어난 K리그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15일 '포항 날씨'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최고기온 37도. 이 무더위를 극복하지 못한 선수들의 떨어진 집중력은 경기내용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포항과 강원은 이날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17라운드에서 90분간 헛심공방만 펼친 채 0대0으로 비겼다.

축구장은 마치 습식 사우나 같았다. 경기가 시작된 오후 7시에도 좀처럼 기온이 떨어지지 않았다. 35도였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였다. 김진의 경기감독관은 일찌감치 경기 두 시간 전부터 '쿨링타임' 시행을 알렸다. 김 경기감독관은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더운 날씨가 예측가능하다. 그래서 미리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 최순호 포항 감독과 송경섭 강원 감독은 무더위 속 경기에서 집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그 무더위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패스 미스가 남발됐고 '수면제 축구'가 연출됐다.

전반 7분에는 페널티킥 실축도 발생됐다. 포항의 타깃형 스트라이커 레오가말류는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스스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절호의 득점찬스를 날려버렸다.

깔끔하지 않은 중원싸움 속에 포항은 간헐적으로 강원 골문을 노렸다. 전반 35분에는 김승대의 크로스를 손승민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터닝 헤딩 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이진현의 프리킥을 문전 쇄도하던 채프만이 발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강원도 미드필더 정석화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왼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포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투입된 이광혁의 기동력을 살려 강원에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 맞거나 골문을 벗어났다.

포항이 볼점유율을 쥐고 강원을 밀어붙였지만 효율적인 공격이 펼쳐지지 않았다. 후반 26분에는 아크 서클에서 제리치의 회심의 오른발 슛이 골 포스트를 살짝 벗어나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포항은 후반 37분 아크 서클에서 날린 강상우의 빨랫줄 같은 슈팅이 골문으로 향했지만 이범영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강원도 후반 추가시간 아크 서클에서 날린 정석화의 오른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강원은 곧이어 K리그 득점선두 제리치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기회를 맞았지만 포항 수비수의 몸을 날리는 투지에 골을 놓치고 말았다.

K리그는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예고대로 전후반 30분 두 차례 '쿨링타임'을 실시했다. '쿨링타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체감온도지수 32도 이상의 무더위 속에서 축구 경기가 진행될 경우 선수 보호를 위해 실시하는 경기 도중의 휴식시간인 '쿨링 브레이크'에서 차용했다.

무더위는 관중수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스틸야드를 찾은 유료관중은 3635명에 불과했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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