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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가 극적인 16강행을 결정지은 러시아월드컵 D조 최종전에서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의 불안정한 감정과 행동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한국인 팬을 향한 인종차별 비하 제스처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아르헨티나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는 로호의 결승골 직후 '손가락욕'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전반 14분, 메시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앞서던 아르헨티나는 후반 5분 모지스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하며 쫓겼다. 이겨야 사는 게임, 후반 40분까지 16강 탈락이 유력했다.
중계카메라는 시시각각 변하는 마라도나의 표정을 수시로 비췄다. 메시의 골에 두 팔을 벌리고 신을 향해 기도를 올리며 마치 자신이 골을 넣은 듯 환호했다가, 하프타임에는 지친 듯 눈을 감고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동점골엔 극도로 좌절했다. 모지스의 동점골 직후 16강 탈락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머리를 감싸쥐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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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1분 크리스티안 파본의 크로스에 이은 로호의 짜릿한 논스톱 슈팅이 골망을 흔드는 순간, 마라도나는 상대 관중들을 향해 양손 중지를 치켜드는 손가락욕으로 기쁨을 드러냈다. 손가락욕이 중계화면을 통해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퍼져나갔다. 마라도나는 관중석의 아르헨티나 서포터들과 부둥켜안으며 16강행의 환희를 만끽했다.
경기 후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 라나시온은 마라도나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했다. 마라도나가 이날 스타디움 내에서 몇 분간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잘 걷지도 못하는 마라도나가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VIP 케이터링룸으로 이동해 맥박과 혈압을 확인하는 사진과 영상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BBC 해설가로 활약중인 리오 퍼디낸드는 마라도나의 손가락욕에 대해 "불행히도 저 장면은 뉴스를 양산할 것"이라고 예언하면서 "축구선수로서 그라운드 위에서의 커리어는 세계 최고선수 중 하나이지만, 불행히도 이런 장면들이 발생하는 것은 정말 보기에 좋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웃었다 울었다 졸았다 하는 행동과 불안정한 감정의 기복을 지켜보는 일부 전문가들은 마라도나의 마약 전과와 건강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