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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병' 김민우(상주 상무)의 눈물을 보았다. 믹스트존에 선 그는 '슬픔' '미안함' '억울함' 그리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 미묘한 표정이었다. 김민우가 내준 PK골은 결과적으로 한국 축구 월드컵 대표팀에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스웨덴전 1패를 안겼다. 김민우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해당 선수는 자신이 패배의 원인 제공자라는 사실로 괴롭다. 첫 월드컵에 첫 경기, 그것도 햄스트링을 다친 박주호 대신 교체로 들어가 실점하고 말았으니 정신적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박주호가 햄스트링 파열로 더이상 남은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따라서 왼쪽 측면 수비 선수는 김민우와 홍 철(상주) 둘 뿐이다. 김민우는 남은 멕시코전과 독일전을 위해 필요한 자원이다.
동료 태극전사들이 그의 풀죽은 어깨를 다독이고 있다. 주장 기성용과 손흥민이 "너 때문에 진게 아니다. 고개를 숙이지 말자"고 위로했다. 후배 황희찬과 이승우는 일부러 김민우에게 장난을 치고 농을 걸어온다. 큰 형님 같은 차두리 코치도 김민우의 어깨를 토닥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김민우가 충격에서 잘 벗어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고 했다.
4년 전엔 당시 노랑머리 막내였던 손흥민이 '울보'가 됐다. 손흥민은 첫 월드컵이었고 22세로 어렸다. 아쉬운 슈팅 실수도 제법 많았다.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했고, 손흥민은 목놓아 펑펑 울었다.
손흥민은 김민우가 흘린 눈물이 뭘 의미하는 지 누구 보다 잘 알 것이다.
태극전사들이여, 그들의 눈물은 한번으로 족하다. 더이상 울지 마라. 세계 최고의 축제 무대에서 부담을 좀 내려놓고, 기죽지 말고, 맘껏 기량을 펼쳐라. 그 후 결과는 웃으면서 겸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한국 축구는 이번 월드컵으로 종치는 게 아니다. 계속 갈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스포츠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