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스니아]기성용이 지휘한 스리백, 申의 플랜 A가 될 수 없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6-01 21:50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기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신태용 감독의 모습.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1/

예고한대로 스리백이 가동됐다. '캡틴' 기성용이 지휘했다.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이었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

이날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지난 31일 예고한대로 스리백 카드를 내밀었다. 오반석 윤영선에다 한 명이 관건이었다. 중국 톈진 취안젠의 스리백 요원인 권경원이 유력 후보였다. 그러나 기성용의 포어 리베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신 감독의 선택은 기성용이었다. 장현수가 부상 관리 차원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 감독은 공격 전개시 빌드업 능력이 출중한 기성용을 리베로로 중용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기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이용이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1/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기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제코와 이재성이 볼을 다투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1/
전반=10차례 크로스 허용, 한 번에 무너지는 수비진

스리백은 상대가 원톱을 사용했을 때 한 명의 스트라이커를 두 명의 센터백이 막고 좌우 윙백까지 가담해 5명의 장벽을 만드는 전술이다. 유럽 정상급 타깃형 스트라이커 에딘 제코는 어느 정도 방어가 됐다. 기성용이 제코의 그림자 수비를 했고 윤영선이 제코의 수비를 함께 도왔다. 그래도 제코의 번뜩이는 움직임은 막기 힘들었다. 전반 12분에는 제코와 토도로비치의 2대1 패스에 맥을 추지 못했다. 제코의 논스톱 슛이 크로스바를 벗어났지만 위협적인 실점 장면이었다.

그러나 수비진이 한 번에 무너지는 현상이 수 차례 발생했다. 전반 20분에는 수비수 뒷 공간으로 파고든 제코를 놓치고 말았다. 골키퍼 김승규가 빠르게 달려나오지 않았다면 그대로 실점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반 추가시간 수비수 뒷 공간을 파고든 비스카를 그대로 놓아두고 말았다. 김승규와 일대일로 맞선 비스카는 가볍게 두 번째 골을 추가했다.

스리백의 가장 키 포인트가 되는 포지션은 윙백들이다. 윙백은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에도 이영표와 송종국이라는 걸출한 윙백들이 있었기 때문에 스리백이 잘 작동했다. 이날 윙백으로 출전한 건 김민우와 이 용이었다. 공격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수비력은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다.


첫 실점 장면도 오른쪽 측면부터 압박에 실패해 크로스를 허용하면서 발생됐다. 전반 27분 문전으로 연결된 크로스를 김민우가 걷어내지 못하자 비스카가 깔끔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신태용호는 전반에만 10개의 크로스를 허용했다. 스리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지점은 좌우 측면이다. 윙백들은 불안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기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골키퍼 김승규가 비스카에게 세번째골을 허용하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1/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기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골키퍼 김승규가 비스카에게 세번째골을 허용하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1/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기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이재성이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1/
후반=역습에 와르르

후반 시작하자마자 오반석 대신 권경원이 투입됐다. 그리고 후반 중반 윤영선 대신 정승현이 교체투입돼 기성용과 스리백 호흡을 맞췄다. 후반 중반까지는 선수들의 얼굴이 바뀐 것 치곤 조직력 면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긍정적인 건 전반보다 중원 압박이 더 강해졌다. 또 상대적인 것도 있었다. 후반 15분 제코가 빠지고 바지치가 원톱으로 나서자 파괴력이 떨어졌다.

한국의 공격이 거세진 상황에서 수비는 상대 역습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었다. 야네 안데르손 감독이 이끄는 스웨덴은 역습을 위주로 이탈리아를 격침시키고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후반 34분 역습에 와르르 무너졌다. 역시 한 방에 수비 뒷 공간이 뚫렸다. 권경원과 김민우는 쇄도하던 비스카에게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세 번째 골을 얻어맞았다.

신 감독은 후반 41분 기성용과 김신욱을 교체하면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지친 보스니아에게 세 골이나 허용한 스리백은 여전히 신 감독의 플랜 A가 될 수 없었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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