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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디오올림피코(이탈리아 로마)=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우리는 두 개의 페널티킥을 손해봤다."
AS로마의 팬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쉬움의 절규를 멈추지 않았다. 취재진들을 상대로 2개의 페널티킥을 손해봤다고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승리했지만 결승 진출의 영광은 리버풀에게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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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전부터 로마 팬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경기장은 이미 팬들로 가득했다. 리버풀 선수들이 먼저 몸을 풀러 나오자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3분여 후 로마 선수들이 나오자 큰 박수가 이어졌다. 경기 시작 직전 '로마 로마 로마'가 울려나왔다. 5만5000여 로마 팬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5000여 리버풀 팬들은 '유 윌 네버 워크 얼론'으로 응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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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골이 나왔다. 로마가 아닌 리버풀의 사네였다. 순식간에 올림피코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6분 후 로마가 동점골을 넣었다. 다시 올림피코는 용광로가 됐다.
공방전이 펼쳐졌다. 후반 39분까지 2-2로 맞섰다. 로마 팬들은 주눅들지 않았다. 계속 노래를 부르고 목소리를 외쳤다. 결승 진출은 사실상 물건너가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로마 팬들은 소리를 지르고 또 질렀다. 로마 팬들 입장에서는 페널티킥으로 볼만한 상황도 두 차례 나왔다. 그러나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엄청난 욕설이 난무했다.
후반 41분 나잉골란의 중거리슈팅 골이 나왔다. 다시 뜨거워졌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었다. 나잉골란이 성공시켰다. 그리고 경기가 끝났다.
로마 팬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이내 웃음을 띄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전 관중들의 기립박수였다. 로마 선수들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관중들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승리를 챙겼다. 자존심을 살렸다. 로마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로마 팬들도 하나둘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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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끝나자 서로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많은 수의 선수들이 자신이 입고 있던 유니폼을 팬들에게 던져주었다. 채 나가지 못한 로마 팬들은 부러움의 눈으로 그 장면을 지켜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