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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했던 꼴찌 대구, 대어 강원 잡고 첫 승리 하던 날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04-16 05:3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삑~.'

15일 대구와 강원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7라운드 대결 끝을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최종 스코어 2대1. 전광판을 확인한 대구 선수들이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이들의 얼굴에는 '해냈다!'는 승리의 미소가 환하게 비쳤다.

경기 전, 대구의 라커룸은 위기감이 팽배했다. 개막 6경기 연속 무승, 3무3패를 기록하는데 그치며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선발 라인업은 더욱 암울했다. 외국인 공격수 지안(25)과 카이온(28·이상 브라질)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 외국인 공격수의 부재. 대구는 빈공에 허덕였다. 개막 6경기에서 2골을 넣는데 그쳤다. 유효슈팅도 27개가 전부였다.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안드레 감독은 현 상황이 답답한 듯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불안하다"였다.

위기의 대구. 상대는 만만치 않은 '다크호스' 강원이었다. 강원은 종전까지 3승3패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랭크돼 있었다. 무엇보다 강원의 공격력은 매우 위력적이었다. 강원은 앞선 6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유효슈팅은 무려 40개로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었다.

뚜껑이 열렸다. 의외의 경기 양상이 펼쳐졌다. 대구의 어린 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상대 진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2년 차 신인' 김경준(22)이 포문을 열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김경준은 호시탐탐 상대 골문을 노렸다. 결실은 달콤했다. 김경준은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25분 세징야의 패스를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강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드디어 '첫 승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찬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쉽게 미소짓지 않았다.

변수가 발생했다. 대구는 1-0으로 앞서던 후반 26분 정치인이 강원의 박선주를 막는 과정에서 과감한 태클로 파울을 받은 것. 비디오판독(VAR) 판독 결과 옐로카드에서 레드카드로 바뀌며 퇴장을 당했다.

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수적 열세에 놓인 대구는 급격히 흔들렸다. 후반 30분 강원의 프리킥 상황에서 한희훈이 자책골을 기록하며 1-1 동점을 허용했다. 분위기는 완전히 강원 쪽으로 흐르는 듯했다.

대구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39분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김진혁의 깜짝골로 2-1 리드를 잡았다. 상대 수비수가 헤딩으로 떨군 것에 끝까지 집중력을 쏟아내 해결했다. 대구는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강원의 막강 화력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2대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뒤 안드레 감독은 "개막 6경기 승리가 없어서 선수들이 많이 위축됐었다. 퇴장, 실점이 있어서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봤는데 포기하지 않고 경기해서 승리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데뷔골을 폭발한 김경준 역시 "팀이 승리하는데 도움이 돼 정말 다행이다. 안주하지 않고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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