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에서 제 몫을 해야죠."
아직 '프로'라는 타이틀을 달기엔 앳된 티가 팍팍 묻어나는 얼굴이다. 하지만 그 속에 꿈틀거리는 승부욕을 숨기진 못했다.
일본에서 유스 시절을 보낸 유지하에겐 포항에서의 첫 시즌은 별천지다. 유지하는 "방학 때마다 귀국해 개인 훈련을 하거나 대회에 출전했고 가족들과 생활해온 만큼 적응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면서도 "생활 방식이나 환경, 훈련 모두 다르다. 아직 훈련은 익숙하지 못한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K리그의 맛'도 서서히 알아가고 있다. 유지하는 "고2~3 때는 1주일에 두 번씩 요코하마 톱팀에서 프로 선수과 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한국에 와보니 피지컬을 많이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최순호 감독은 '스마트 축구'를 강조하고 있다. 수비수가 단순히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공격루트를 찾는 시발점이 되야 한다는 것이다. 간격 조정부터 빌드업, 패스까지 능수능란하게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광석 배슬기 등 베테랑 수비진이 버티고 있는 경쟁의 틈바구니는 유지하에게 '정글'과 같다.
유지하는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그라운드에서 완벽하게 보여주는게 가장 큰 숙제다. (훈련하는) 형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훨씬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기본기는 나름대로 잘 다졌다고 생각한다. 긴장감을 풀고 팀에 잘 녹아들고 싶다"고 또렷하게 밝혔다.
신예라는 타이틀이 프로에선 방패막이 될 순 없다.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 유지하는 서서히 적응해 나아가는 모습이다. 유지하는 "팀에서는 아직 어린 선수지만 좋은 기량을 갖춘 또래의 외국 선수들은 프로에 데뷔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며 "포항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내 몫을 하고 싶다. '열심히 성장하는 선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다음 아시안게임(2022년·중국 항저우)은 내 연령대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그 대회에 출전하는게 첫 목표"라며 "소속팀에서 열심히 해서 잘 성장하면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다. 축구로 한국을 알리는 선수가 되는게 최종 목표"라는 당찬 꿈을 드러냈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