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스 9분새 2골, 수원 ACL행을 이끌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11-19 19:19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무조건 가야죠!"

전북과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만난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비장했다. 리그 3위내에 들어야 ACL플레이오프 출전권(0.5장)을 따는 상황, 3위 수원(승점 61)과 4위 울산(승점 59)의 승점차는 불과 2점, 19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시즌 최종 38라운드 전북 원정은 울산-강원전 결과에 따라 무승부 이상, 가능한 이겨야 사는 경기였다.

#. 경기 25분전 찾은 'K리그 챔피언' 전북의 라커룸은 평온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선수들이 A매치 기간 일주일 휴가를 다녀왔다. 사흘 훈련했는데 우승 후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경기력이 괜찮다라"고 했다.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떠나는 에두와 '기록의 사나이' 이동국, 투톱을 내세웠다. 올시즌 전북은 '투톱'으로 좀처럼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안방 최종전, 최 감독은 '베테랑 듀오'를 선발로 기용했다. 올시즌 70골-70도움, 200호골 대기록을 달성하고 이날까지 9골을 기록한 이동국은 '9시즌 연속 두자릿수 골' 마지막 미션에 나섰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염기훈-조나탄-박기동의 스리톱을 내세웠다. 총력전이었다. 전반 22분, 수원의 선제골이 터졌다. 박기동이 얻어낸 문전 프리킥을 염기훈이 명품 왼발로 깔끔하게 꽂아넣었다. 전북 골키퍼 황병근이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는 골이었다. 그러나 '챔피언' 전북의 동점골까지는 채 2분이 걸리지 않았다. K리그 고별전을 치르는 에두가 왼쪽라인을 타고 달리는 김진수를 바라봤다. 수비진을 맞고 흐른 공을 낚아채, 전반 24분 강력한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다. 전북 선수들이 에두를 빙 에워싸며 머리를 토닥이는 세리머니는 감동적이었다. '37세 분데스리가 출신 골잡이' 에두의 헌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투혼에 감사를 표했다.

전반 41분, 이동국의 결승골까지 터졌다. 베테랑다운 위치선정이 빛났다. 최철순이 문전으로 쏘아올린 크로스를 골문으로 밀어넣으며 10호골을 쏘아올렸다. 2009시즌 21골, 2010시즌 13골, 2011시즌 16골, 2012시즌 26골, 2013시즌 13골, 2014시즌 13골, 2015시즌 13골, 2016시즌 12골에 이어 기어이 10골을 채웠다. 9월17일 포항전 전반 41초만에 70골-70도움 기록을 쓰고, 지난달 29일 제주전에서 200호골을 쏘아올리며 전북 우승을 확정짓더니, 시즌 최종전에서 또다시 대기록을 세웠다.

데얀(FC서울)이 보유한 9시즌 두자릿수 득점 최다기록 타이이지만, 연속성에서 이동국이 앞선다. 데얀은 2007~2013시즌까지 7시즌 연속 두자릿수 골을 기록했고, 중국리그 이적(2014~2015시즌) 후 지난시즌 복귀해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동국의 골 집중력은 대단했다. 4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리며 K리거 최초의 대기록을 달성했다.수원은 전반 김민우, 구자룡 등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한 수비 공백으로 고전했다.

하프타임 4위 울산이 강원에 이기고 있는 상황, 이대로 수원이 지면 3위는 물건너간다. 1-2로 밀리고 있는 수원은 다급해졌다. 후반 18분 조나탄과 최보경이 문전에서 충돌했다. 최보경이 쓰러지자 마음 급한 조나탄이 최보경을 강제로 일으키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VAR이 작동된 후 김희곤 주심이 옐로카드를 빼들었다. 전쟁이었다.


후반 27분 교체는 이날 경기의 승부처가 됐다. 각 1골씩을 터뜨린 에두-이동국이 홈팬들의 환호 속에 로페즈-김신욱과 교체됐다. 서정원 감독의 산토스 투입은 '신의 한수'였다. 후반 32분 역습과정에서 염기훈의 도움을 이어받은 산토스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으나 VAR 직후 골로 번복되며 2-2 무승부를 이뤘다. 4분만인 후반 36분 산토스의 중거리 벼락슈팅이 기적처럼 골망을 갈랐다. 9분만에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절체절명 위기의 수원을 구했다. 산토스가 눈물을 쏟았다. 후반 추가시간 김신욱의 발리슈팅이 골대를 넘기고, 로페즈의 문전 슈팅을 골대가 외면하면서 결국 수원이 3대2로 승리했다.

수원은 2015년11월29일 2대1 승리 이후 2년만에 전북전 승리와 함께 3위를 지켜냈다. 울산이 강원을 2대1로 이겼지만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수원이 간절한 ACL 티켓을 획득하고 활짝 웃었다. 서정원 감독은 "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우리 자력으로 당당하게 따내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었다.올해 한번도 못이긴 전북을 상대로 자존심을 찾아보자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 것같다. 후반 산토스가 너무나 잘해줬다. 오늘 느낌이 좋았다. 오늘은 꼭 전북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한편 수원 조나탄은 이날 전북을 상대로 3개의 슈팅, 2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골사냥에는 실패했다. 22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포항 손준호는 18일 광주전(4대0승)에서 김승대의 선제골을 도우며 도움 13개로 2017시즌 도움왕에 올랐다. 공동 1위를 달리던 서울 윤일록을 1개 차로 제쳤다.
전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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