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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였던 한국은 36위였던 벨기에를 1승 제물로 여겼다. 쉽게 말해 벨기에를 만만한 팀으로 생각했었다. 이후 19년이 흘렀다. 전세는 역전됐고 격차는 어마어마하게 벌어졌다. 벨기에는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팀이 됐다. 2015년과 2016년에는 FIFA랭킹 1위도 찍었다. 반면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강호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됐다. 10월 기준 이란(34위), 호주(43위), 일본(44위)에 이어 심지어 중국(57위)에까지 밀리는 암담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렇게 벨기에와 한국의 축구 수준이 차이가 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풀뿌리 축구, 즉 유소년 시스템의 구축 여부의 차이였다. 벨기에를 비롯해 스웨덴,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 일명 축구 선진국 리그에선 2002년부터 유소년 시스템을 의무화 시켰다. 이어 운영 기준을 강화시키고 평가에 따라 차등 보상으로 프로 클럽들에게 자극을 줬다. 이로 인해 훌륭한 인재가 배출됐고 덩달아 리그 경쟁력이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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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육성 체계 발전의 핵심은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었다. 비전과 철학 조직 시설·인프라 팀·대회였다. 미래 지향적인 구단일수록 명확한 구단의 운영 철학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단기적인 승리와 우승만이 목적이 아닌 팬이 공감하는 운영 철학 설정이 필요했다. 게다가 전문성을 보유한 관리자에 의해 장기간 관리돼야 하고 육성 철학이 문서로 증거화될 필요성도 제기됐다.
K리그 산하 유소년 클럽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점으로 드러난 건 조직이었다. 현재 평균 2명 이하의 인력으로 사업이 운영되는 조직 구성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요구됐다. 연맹 차원의 유소년 디렉터, 유소년 총괄, 지도자, 프런트 인력 영입과 운영을 확대해나가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조직과 함께 지도자 역량 강화도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그 동안 유소년 팀들은 지도자 머리 속에 있는 생각대로 팀이 운영됐다. 문서화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젠 지원 조직과 프로그램 강화 속에 지도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부분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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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팀과 대회 구조도 개선돼야 한다는 점도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기존 학교 교육 시스템과 동일한 3년 체계 운영을 2년 체계로 수정 운영해 저학년 학생들의 경기 출전 기회 부족으로 인해 기량 정체가 발생되는 걸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장기적으로는 1년 단위의 팀 구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더 나아가 선수, 팀 관련 DB 구축 및 관리가 연계돼야 한다는 점도 부각됐다.
대회도 참가 연령 세분화가 화두였다. 특히 우수 선수들의 상위 연령 팀 경기 참가 기회를 통해 현재 수준 이상의 성장 기회가 제공돼야 할 필요성도 드러났다. 더불어 해외 원정 훈련 및 경기 경험 확대도 유소년 선수들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됐다.
K리그는 유스 트러스트를 통해 '2026년 월드컵' 프로젝트에 기여하고자 한다. 현재 고교 3학년 선수들이 2026년 기량이 무르익을 스물 여섯이 된다. 연맹 관계자는 "유스 트러스트가 계속해서 진행돼 각 클럽의 유소년 팀이 발전될 경우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가 2026년에도 나타나지 말란 법이 없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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