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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25·전북)이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 하에서 획득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출전 시간이었다. 턱 없이 부족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건 단 1경기에 불과했다. 지난 6월 13일 카타르 원정(2대3 패)이었다. 올해 3월 정강이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 탓에 중국전과 시리아전에 결장했다고 해도 이재성은 슈틸리케호에서 조커에 불과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에게 외면당했던 이재성이 가장 답답했던 건 주 포지션에서 플레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소속팀에선 김보경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있지만 대표팀에선 늘 측면에 섰다. 물론 반대발 윙어로 공격의 파괴력을 높이려는 감독의 전술적 포석일 수 있었지만 선수 스스로는 100% 자신의 기량을 뽐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재성도 "개인적으로 올해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시점이다. 상황은 180도 변했다. 사령탑이 바뀌었다. 이재성은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원하는 선수로 거듭나야 한다. '신태용 황태자'로 태어나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을 채워야 한다. 우선 권창훈(23·디종)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앞서야 한다. 신 감독은 주로 왼쪽 측면에 세우던 주포 손흥민(25·토트넘)을 중앙으로 옮길 예정이다. 손흥민은 이정협(26·부산)과 투톱 또는 섀도 스트라이커로 설 가능성이 높다. 왼쪽에는 '베테랑' 염기훈(34·수원)이 설 공산이 크다. 때문에 이재성은 권창훈과 함께 오른쪽 측면에서 주전 경쟁을 펼칠 여지가 많아졌다.
사실 대표팀 내 입지는 권창훈이 앞선다. 이재성과 권창훈은 2015년 K리그 영플레이어상 수상을 놓고 경쟁 했던 사이다. 당시 이재성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A대표팀 데뷔도 이재성이 6개월이나 빨랐다. 그러나 오히려 대표팀에서 빛을 먼저 본 건 권창훈이었다. 월드컵 2차예선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슈틸리케 신 황태자'로 떠올랐다. 신 감독에게 먼저 어필한 것도 권창훈이었다. 권창훈은 2016년 리우올림픽대표이기도 했다. 이재성은 "창훈이와 같은 자리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나와 창훈이는 가지고 있는 장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재성의 자신감은 물이 올랐다. 올 시즌 전북의 K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부상 복귀 이후 다소 경기력이 떨어진 부분이 없지 않지만 시즌 후반에는 왕성한 활동량과 번뜩이는 패스 등 제 기량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성도 "전북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자신감을 가지고 대표팀에 왔다"고 밝혔다. 여기에 강력한 투지를 얹을 예정이다. 이재성은 "대표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을 선수들이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11월 A매치 2연전은 월드컵 본선처럼 생각하고 임할 것이다. 한국 축구의 투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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