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제주, 2위 자리가 간절했던 이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11-05 21:06



제주가 2위를 확정지었다.

제주는 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지난 라운드에서 전북에 패하며 우승에 실패한 제주는 차선의 목표인 2위에 성공했다. 승점 66점이 된 제주는 남은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2위가 됐다. 2010년 이후 7년만의 준우승이다.

제주가 2위를 간절히 바란 이유가 있다. 2위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에 직행한다. K리그는 1, 2위팀과 FA컵 우승팀에 ACL 본선 직행권을 준다. 반면 3위로 내려서면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물론 K리그팀의 전력을 보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그 보다 제주가 2위 확정을 원한 이유는 일정 때문이다.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는 1월 30일에 열릴 예정이다. 2월 초에 있었던 예년에 비해 일주일 이상 빨라졌다. 그만큼 휴식 기간이 짧아지고, 오래 시즌을 치러야 한다. 지난 시즌 3위에 올랐던 제주는 올 시즌 ACL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일찍 시즌을 준비했다. 전북의 ACL 진출권 박탈로 인해 본선으로 직행했지만, 스케줄이 늦게 확정되며 플레이오프에 맞춰 시즌을 시작했다. 다른 팀에 비해 2달 가까이 일찍 시즌을 맞이한 셈이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올해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내년에는 이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며 "동기부여를 위해 선수들에게도 다음 시즌 스케줄에 대해 이야기해줬다"고 했다.

수원전 승점이 절실했다. 전북전 후유증이 남아있는 만큼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자칫 수원에 패하고 최종전까지 갈 경우 2위도 장담할 수 없었다. 조 감독은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수원전에서 꼭 마무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상 전력도 아니었다. 마그노, 오반석 박진포 등 주전 3명이 경고누적과 퇴장으로 나서지 못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의지를 믿었다. 그는 "쉽지 않은 경기지만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 감독의 말대로 쉽지 않은 경기였다. 2위를 노리던 3위 수원 역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게다가 제주는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10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2위를 향한 의지는 이 모든 것을 넘었다. 제주는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보였지만, 탄탄한 수비로 승점 1점을 더하는데 성공했다. 수비진은 몸을 날렸고, 수원의 강한 압박에 물러서지 않았다. 조 감독은 "전북전 이후 힘들었던 상황, 수원이 잘 준비한 상황에서 정상 전력이 아니었음에도 극복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제주는 조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6위, 3위, 그리고 올 시즌 2위까지 매시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조 감독은 이제 다음 시즌 우승을 노래했다. 조 감독은 "2위 했는데도 기분이 그렇다"고 운을 뗀 후 "매년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하지만 내년에 더 나아져야 한다. 실점도, 패배도 더 줄여서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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