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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이 요즘 애지중지 떠받들게 된 선수들이 있다.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조지훈과 아산 무궁화에서 전역한 김은선 조성진이다.
수원은 10월 1일 홈에서 열리는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주제를 'WELCOME BACK TO SUWON'으로 잡았다.
전역 3총사의 컴백을 열렬히 환영하는 마음을 담아 제법 성대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먼저 팬들에게 전역 선수들의 복귀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작성토록 한 뒤 선수들의 추첨을 통해 'QLED TV'를 선물로 제공한다.
5번(조성진), 77번(조지훈), 99번(김은선)을 달고 복귀하는 세 선수를 환영하는 의미를 담아 555번, 777번, 999번, 1555번, 1777번, 1999번째 연간회원 입장객에게 특별 선물도 준다. 뿐만 아니라 전역 3총사에 대한 O-X 퀴즈도 하고 SNS를 통해서도 김은선 조성진 선수의 공식 환영행사에 참여할 팬을 뽑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군 복무 제대한 특정 선수들을 대상으로 구단 차원에서 '특별한 날'로 지정하고, 거창하게 환영 이벤트까지 마련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수원이 이렇게 야단스러워진 데에는 절박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수원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으로 상위권과 적잖이 멀어졌다. 간판 해결사 조나탄의 장기 부상 탓도 있지만 우려가 현실이 된 결과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수원은 시민구단도 했던 전력보강을 전혀 하지 않았다. 선수단은 수비자원이 너무 부족해 센터백 1명만이라도 충원해주길 바랐지만 최근 몇 년간 투자 감축에 나선 구단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미드필더 이종성에게 수비 포지션도 준비토록 하는 등 근근이 버텨왔다.
결국 탈이 났다. 양상민이 부상으로 장기간 빠진 가운데 제주와의 30라운드에서 곽광선이 즉시 퇴장을 당하면서 스리백이 붕괴됐다. 하는 수 없이 인천과의 31라운드에서 이종성에게 센터백을 맡겼지만 경기 막판까지 혈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종성과 최성근이 각각 경고를 받으며 경고 3회 누적이 됐다.
수원이 올시즌 작년과 다른 상승세를 가져온 원동력은 서정원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스리백 전술이었다. 이 전술의 핵심인 스리백이 또 무너졌으니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32라운드 상대 최강 전북은 최근 2경기 무승(1무1패)으로 약이 바짝 오른 상태다.
이런 가운데 긴급 처방책으로 기용할 수 있는 전역 선수들이 있다는 게 천만다행이다. 팀에 복귀해 발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아 효과는 미지수지만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못되는 게 수원의 현실이다.
수원은 전북전에서 작년부터 지금까지 5경기 1무4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전역 선수 효과를 등에 업고 '전북 징크스'를 털고 정체기도 탈출할 수 있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다.
그래서 전역 3총사의 합류가 더 반갑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