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내 새 감독 찾겠다던 강원, 침묵한 이유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9-05 17:45



"A매치로 쉬는 2주간 감독 선임 문제를 매듭짓겠다."

지난달 16일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가 차기 사령탑 선임 건에 대해 내놓은 답이다.

최윤겸 전 감독은 A매치 휴식기 전인 8월 13일 물러났다. 성적부진이 이유였다. 올 시즌 강원의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확보였다. 강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최 전 감독과 재계약에 사인했다. 이를 두고 축구계 안팎에선 최 감독이 일정 기간 목표치에 들지 못하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은 27경기를 치른 현재 6위다. 33라운드까지 1~6위에 속한 팀이 포함될 스플릿 그룹A의 마지노선이다. 최 전 감독은 자진사퇴를 결정했고, 전망은 현실이 됐다. 사령탑 부재가 ACL 출전권 확보는 물론 그룹A 수성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수원 삼성전(8월 19일)까지 박효진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진행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새 감독을 모셔올 생각"이라며 "A매치 휴식기가 있기 때문에 그 기간을 이용해 좋은 분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2주 간의 휴식기 동안 '차기 강원 감독 선임'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하마평은 무성했으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강원의 차기 감독 선임 조건은 '중장기적 목표 수립 및 팀 경쟁력 강화가 가능한 인물'이었다. 일부에서 거론된 '빅네임'과의 접촉도 이런 조건에 맞춘 행보였다. 문제는 강원의 여건이었다. 강원은 정조국 이근호 이범영 한국영 등 수준급 선수들을 데려와 전력을 크게 강화했지만 '백업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정조국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가 선수 영입이 어려운 가운데 스플릿 그룹A 뿐만 아니라 ACL 출전권까지 사정권에 둬야 하는 건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조건'도 문제였다. 강원은 내년부터 춘천에서 홈경기를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선수단 출퇴근제'를 추진했다. 춘천과 거리가 먼 강릉 클럽하우스 대신 선수들이 자택에서 출퇴근하면서 홈경기를 준비하는 쪽을 계획했다. '원정 체제 시즌'을 피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선수단 출퇴근제'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포항을 이끌었던 세르지오 파리아스 전 감독이 활용해 K리그 및 ACL, FA컵을 제패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전력강화와 높은 목표치 속에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차기 사령탑 입장에선 선수단 파악 및 전술 구성이 쉽지 않은 여건이기도 하다. 최 전 감독이 중위권 성적을 내고도 '성적부진'으로 물러난 점 역시 '그룹A 내지 ACL 출전권 확보'라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시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기 충분했다. 재신임을 받더라도 최근 발표된 반기보고서에서 지적된 적자 문제 등으로 새틀짜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주변의 우려도 컸다.

강원은 내부 승격 또는 외국인 지도자 선임 문제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내부 승격이나 외국인 선임 모두 복합적인 여건을 고려해야 했다. 'A매치 내 선임'이라는 당초 목표에선 벗어났지만 신중함을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A매치 휴식기를 마친 강원은 오는 10일 오후 5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를 치른다. 급변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전북전에서도 박 수석코치 대행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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