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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47)은 국내 축구계에서 '난 놈'으로 통한다. 그는 매사에 자신감이 넘친다. 최선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게 없다는 식이다. 그가 걸어온 커리어를 보면 선수로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걸 빼고는 웬만한 걸 다 해봤다. 지도자로 변신하고도 국내 정상에 이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경험했다. 대표팀 지도자로서 올림픽팀과 청소년대표팀(U-20)까지 지휘했다.
그런 신태용 감독에게 단두대 매치가 맡겨졌다. 우리나라 축구는 5일 밤 12시(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장소는 한국이 불리할 수 있는 우즈벡 타슈켄트 원정이다.
우즈벡전은 한국 축구와 신 감독의 모든게 걸려 있는 중차대한 매치다. 이기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다. 비기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 감독은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예전 같은 자신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이란전부터 자신의 색깔을 잠시 접어두겠다고 했었다. 이란전 무승부로 팬들의 비난 목소리가 쏟아졌다. 신 감독은 "이란전에서 득점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질책은 받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란전을 준비할 때부터 A대표팀 내 정보를 외부로 흘러나가는 걸 차단하고 있다. 말하기 좋아하는 그부터 입을 다물고 있다.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황희찬과 손흥민을 이란전에 선발 투입시켰다.
지난 6월 무릎 수술을 받았던 기성용은 이란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23명의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신 감독은 기성용의 우즈벡전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반반이다. 기성용의 경기력이 의문이다. 부상 재발 위험이 있어 기성용을 보호해야 한다. 출전여부는 좀더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또 경고누적으로 이번 우즈벡전에 못 나오는 최철순 공백에 대해서는 "고요한이 메울 수 있다. 다렇게는 포메이션(포백에서 스리백)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올해 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베스트11 노출을 꺼리지 않았다. '패'를 대부분 보여주고 싸웠다.
그러나 그는 이란전에 이어 우즈벡전에서도 정보 노출을 막고 있다. 경기 당일 시작 휘슬이 울리기 1시간전에 베스트11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우즈벡을 앞두고 '경우의 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는 우즈벡전 포부에서 "최소 지지않고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필승하겠다"는 호언장담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선 신태용 감독 뿐아니라 누구라도 긴장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슈켄트(우즈벡)=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