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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한 달이었다.
지난달 4일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K리그 현장을 찾았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설 태극전사 선발을 위한 분주함이었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빡빡한 일정이 이어졌다. 8월 첫 주에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권경원(톈진 취안젠) 등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1박2일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올드보이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1979년생 '진행형 레전드' 이동국(전북)의 복귀는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14년 10월 열린 파라과이,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 후 2년 10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수원의 캡틴 염기훈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 밖에 고요한(FC서울)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민우(수원) 등 익숙하지만, 한동안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선수 이름도 호명됐다.
반면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꾸준히 중용됐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홍정호(장쑤 쑤닝) 한국영(강원)은 신태용호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번에 선발된 26명 중 슈틸리케 감독 시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는 선수는 14명. 이 중 1~8차전을 통틀어 절반 이상 출전한 선수는 기성용 장현수(이상 8회), 구자철 손흥민(이상 6회), 김기희 김승규(이상 4회) 등 6명에 불과하다.
1차 관문을 뚫고 신태용호에 승선한 최종 26인. 얼굴이 많이 바뀐만큼 주전 경쟁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신 감독은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그는 이동국 선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동국에 '정신적 리더로 대표팀에 가는 것은 반대한다. 선수로서 경기에 나가기 위해 경쟁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바라던 것"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의 말에서 두 가지 노림수를 읽을 수 있다. 첫째는 끝없는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점, 둘째는 이 과정에서 나이 및 연차 등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무한경쟁이 예고돼 있다. 실제 신 감독은 A대표팀 대행 시절 치른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2연전에서도 선발 명단을 바꿔가며 변화를 준적이 있다.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하는 26인의 태극전사는 21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 이란(8월31일·홈)과 우즈베키스탄(9월6일·원정)으로 이어지는 2연전 담금질에 돌입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