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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전북과 제주의 경기가 12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반 제주 이창민이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제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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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전북과 제주의 경기가 12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제주 진성욱(오른쪽)과 전북 최철순이 볼을 다투고 있다. 제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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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열정, 패기가 전북전 키워드입니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1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홈경기에서 파격 엔트리를 꺼냈다. 그간 주전으로 활약한 멘디, 권순형 등을 제외하고 이은범 이동수 진성욱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부상에서 갓 돌아온 이창민도 넣었다. 전술도 다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베스트 전력으로 나선 '리그 최강' 전북을 상대로 한 모험이었다. 조 감독은 "전술, 전략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열정과 패기로 맞서야 한다"고 했다.
조 감독이 자신감을 강조한 이유는 두달 전 기억때문이다. 5월3일 제주는 전북 원정에서 4대0 완승을 거뒀다. 제주가 한 올 시즌 최고의 경기였다. 이후 제주는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우라와 레즈와의 ACL 16강 2차전 완패 이후 모든 것이 무너졌다. 가장 좋았던 때로 돌아가길 원하는 제주 입장에서는 전북을 상대로 했던 그 때의 기억이 절실했다. 조 감독은 "그래서 일부러 전북전을 앞두고 변화를 택했다"고 털어놨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제주의 변화에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는 "스리백 전환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베스트 전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최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는 이 용 김진수 최철순 윙백 세명이 빠지며 변칙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이번 경기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다.
승리의 여신은 제주를 향해 미소지었다. 제주는 전북에 2대1 승리를 거뒀다. 조 감독의 도박은 멋지게 성공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 속에서도 제주의 젊은 선수들은 쉴새 없이 달렸다. 아기자기한 축구 대신 부딪히고 또 부딪혔다. 전북의 수비들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전반 19분 진성욱의 슈팅이 홍정남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이은범이 뛰어들며 마무리했다. 전반 41분에는 상대의 실수를 가로챈 이창민이 침착한 왼발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전북은 전반 42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로페즈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격에 나섰다.
후반 전북의 기세가 올라가지 그때부터는 형들의 몫이었다. 주장 오반석을 비롯해 김원일 권한진 스리백은 상대의 공격을 온몸을 날려 막아냈다. 김호준 골키퍼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전북은 이동국까지 투입하며 총력에 나섰지만 끝내 제주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전북은 전반 36분 이승기의 골이 VAR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무효로 처리된 것이 아쉬웠다.
최근 들어 인상쓰는 날이 더 많았던 조 감독도 이날만큼은 활짝 웃었다. 승리도 승리지만, 이날 그토록 강조했던 '자신감, 열정, 패기'를 선수들이 완벽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서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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