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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수비형 미드필더 이찬동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허리 싸움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제주는 후반 30분 김민우에게 실점하며 0대1로 무너졌다. 이찬동은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찬동은 "팀이 초반에 잘 나가다가 힘든 상황이 됐다. 이번 시즌 제주에 오면서 큰 힘을 보태고 싶었는데 내가 부족해서 팀이 힘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시즌 초반 전북을 누르고 리그 단독 선두 질주를 하던 제주는 어느새 6위까지 추락했다.
이찬동은 '신태용의 아이들' 중 하나다. 이찬동은 신 감독이 이끌던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태극마크와 인연을 시작했다.
이찬동은 신태용호의 허리를 책임졌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신 감독의 전술, 이찬동은 궂은 일을 담당했다. 몸을 날리는 건 기본, 상대 선수와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찬동은 신 감독의 손을 잡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무대도 밟았다.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은 경험이다. 더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좋은 공부가 됐다."
소중한 경험을 안겨준 은사의 방문에 이찬동은 긴장했다. "전보다 더 강해진 모습, 더 나아진 기량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최선을 다 했는데 아직도 채워야 할 게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팀의 부진은 가슴 아프다. 더욱이 은사 앞에서 당한 패배. 하지만 이찬동은 웃는다. 이찬동은 "같은 팀이라서가 아니라 제주 선수들의 기량이 정말 뛰어나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클래식 최정상급 실력을 갖췄다. 함께 생활하고 훈련하고 경기 뛰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더 발전해서 제주에 도움을 준다면 분명 팀도 올라갈 것"이라며 "성장하고 또 성장하면 성적도 좋아지고 신 감독님께서도 예쁘게 봐주시지 않을까 한다"며 해맑게 웃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