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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석이던 A대표팀 사령탑, 그 주인공은 신태용(47)이었다.
1992년 성남 일화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첫 해 신인왕을 거머쥐며 스타 탄생을 예고 ?다. 이후 한 팀에서 2004년까지 활약한 '로맨티스트'이기도 했다. 13년여의 시간 동안 신 감독은 총 9회 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됐고, 2001년엔 리그 MVP(최우수선수)로 등극했다.
2003년 K리그 역대 최초로 60골-60도움 고지를 밟은 그는 2004년 개인 통산 68개 도움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보란 듯이 해냈다. 2010년 ACL 정상에 올랐다. 1996년 선수로서 아시아 슈퍼컵 정상을 맛봤던 신 감독은 선수, 감독으로 아시아 정상에 오른 최초의 인물이 됐다. 이듬해엔 FA컵에서 최정상에 오르는 기쁨도 맛봤다.
신 감독은 2014년 8월 A대표팀 코치로 선임됐다. 감독 대행 성격이 짙었다. A대표팀을 이끌고 우루과이,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을 치렀다. 인상적인 공격 축구로 긍정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붙박이'는 아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에 앉으면서 코치로 확정된 신 감독은 2015년 2월, 고 이광종 감독의 후임으로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신 감독은 2016년 리우올림픽 8강으로 이끌었다.
그의 눈은 A대표팀으로 향했다. 하지만 자리는 없었다. 또 다른 임무가 주어졌다. U-17 월드컵이었다. 이제 신 감독은 더 이상 '여우'가 아니었다. '소방수'였다. "나는 왜 자꾸 아래로 내려가나 싶다." U-17 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 신 감독이 했던 말이다.
그래도 착실히 준비했다. 신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6개월. 부담이 컸지만 이겨냈다. 신 감독은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먼 길을 돌아왔다. 슈틸리케 감독이 떠나면서 생긴 빈 자리. 역시 부담스럽다. 한국 축구는 위기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도 사실상 소방수다. 그러나 의미가 다르다. A대표팀의 무게. 신 감독은 짊어질 준비가 돼있다.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길이 이를 증명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신태용 신임 A대표팀 감독 프로필
생년월일=1970년 10월 11일
키/몸무게=1m74/72㎏
출신교=영해초-경북사대부중-대구공고-영남대
선수경력=성남 일화(1992~2004년)
주요기록=K리그 신인상(1992년), K리그 MVP(1995년, 2001년), 국내 최초 60골-60도움 달성(2003년), K리그 득점왕(1996년·21골),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대표, 1996년 UAE아시안컵 대표
지도자경력=퀸즐랜드 로어 코치(호주·2005~2008년)-성남 일화 감독(2008~2012년)-A대표팀 코치(2014~2016년 11월)-올림픽대표팀 감독(2015년 2월~2016년 8월)-20세 이하 대표팀 감독(2016년 11월~2017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