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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광주가 17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대2로 비겼다.
기동력도 좋았다.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부지런히 뛰었다. 최후방 수비수들도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 빌드업을 했다. 선수 개인별 활동폭도 넓었다. 내용면에선 대구보다 뛰어난 경기를 펼쳤다.
남기일 광주 감독도 만족을 표했다. 남 감독은 "이기고 있는 상황 지고 있는 상황이 나왔다. 앞으로 경기 끌고 가려면 원하는 대로 잘 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좋았다"고 했다.
조주영 김민혁 등 핵심 선수들이 골 맛을 본 것에 대해선 "훈련했던 대로 움직였다. 삼자 패스와 찬스, 유효 슈팅 모두 골로 연결됐다.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있다. 경고다. 광주는 대구전 전반에만 4명이 경고를 받았다. 이우혁 이민기 조주영 정동윤이다. 남 감독은 "달빛더비라 그런 것 같다. 승점 1점 차이라 양보할 수 없었다"며 "열심히 하려다 나왔다고 생각한다. 경고로 인해 경기가 바뀐 건 아니다. 투쟁심 있게 한 것이라 본다"고 평가했다.
남 감독 말대로다. 경고로 인해 승부가 뒤집히지 않았다. 오히려 따라갔다. 전반을 1-2로 마쳤지만, 후반에 김민혁의 동점골로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그러나 경고로 인한 데미지는 다음 일정에 영향을 준다. 이민기는 대구전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 3회가 누적돼 다음 라운드에 출전할 수 없다. 광주는 2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클래식 15라운드를 치른다. 대구전에 나서진 않았지만 수비자원 이종민 이한도도 각각 경고 2장이 누적돼 1장을 더 받으면 출전 정지다.
스쿼드가 얇은 광주 입장에서 출전 정지의 타격은 크다. 가뜩이나 가용 자원이 적다. 선수 대부분이 20대 초중반 또는 신인이다. 주축급 1~2명 빠지면 공백이 클 수 밖에 없다.
이후 일정을 감안하면 '파울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다가올 수원전을 포함해 6월에만 3경기가 남았다. 그리고 7월엔 무려 6경기를 치른다. 서울, 울산, 전북, 포항 등 K리그 최상급 전력의 팀들과 연달아 격돌한다.
광주는 승점 12점으로 리그 11위다. 강등권이다. 생존을 위해 더 치열하게 싸운다. 그 이면엔 경고의 그림자가 있다. 광주의 딜레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