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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에 낀 안개가 우리팀 순위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시계 제로의 순위경쟁. 머리를 비우러 떠난 여행지 풍경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김태완 상주 감독. 깊은 한숨 속에 속내를 털어놓았다.
가장 큰 원인은 끊임 없는 부상이다. 공격수 윤주태(27)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올 시즌 내내 재활 중이다. 신진호 윤영선 김호남 김병오(28) 역시 크고 작은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제외됐다. 시즌 전 베스트로 꼽혔던 선수 일부가 빠져나가면서 타격이 심했다. 게다가 잦은 릴레이 부상으로 선수단 분위기마저 전체적으로 다운됐다.
김 감독은 지난달 28일 대구전 직후 선수단에게 휴가를 줬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김 감독 역시 휴가를 내고 제주도로 훌쩍 떠났다. 그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혼자 여행을 떠났다. 제주도에 가서 성산일출봉에 올랐는데, 안개가 껴 있어서 우리팀 현재 순위를 보는 것 같았다"고 씁쓸해 했다.
답답한 현실이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 A매치 휴식기 이후 반등을 노린다. 김 감독도 희망을 이야기했다. "다행히 윤주태 신진호 등 일부를 제외한 부상 선수들이 복귀했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상주는 7일부터 13일까지 6박7일 동안 부산으로 짧은 하계전지훈련을 떠난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산에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공격 전술 가다듬기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