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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레알 마드리드는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5-11 10:01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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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993시즌 지금의 체제로 재편된 유럽챔피언스리그(UCL)는 단 한번도 2연패를 허락하지 않았다.

전신인 유러피언컵일때까지만 하더라도 1955~1956시즌부터 1959~1960시즌 5연패의 신화를 쓴 레알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벤피카, 인터밀란, 아약스, 바이에른 뮌헨, 리버풀, 노팅엄 포레스트 등 연패를 한 팀이 즐비했다. 하지만 UCL로 재편된 이후에는 연패에 성공한 팀이 없다. 그나마 가장 근접한 팀이 2008~2009시즌 맨유였다. 2007~2008시즌 빅이어(UCL 우승컵)를 들어올린 맨유는 2008~2009시즌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당대 최강'이었던 바르셀로나에 무릎을 꿇었다.

각 리그의 우승팀만 출전했던 유러피언컵때만 하더라도 7~9번만 경기를 치르면 됐다. 하위리그 우승팀과의 클래스 차이도 꽤 컸다. 쉬어갈 수 있는 경기가 있어 레이스 운영이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UCL이 우승팀만이 아닌 상위권팀들도 포함시키며 규모를 키웠다. 일단 경기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우승까지 13번의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하위리그 우승팀 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빅리그 상위권팀들과의 연전이 이어지는만큼 체력소모가 엄청나다. 전 시즌 우승을 위해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한 후 다음 시즌 리그와 UCL, FA컵, 리그컵 등을 병행하다보면 결국 우승이 결정되는 마지막 순간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상대팀들의 엄청난 견제와 분석도 빼놓을 수 없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무도 밟지 못한 전입미답의 고지에 도전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11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6~2017시즌 UCL 4강 2차전에서 1대2로 패했지만, 1, 2차전 합계 4대2로 앞서며 결승행을 확정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다음달 4일 결승에 선착한 유벤투스와 우승컵을 다툰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12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사울 니게즈에게 선제골을 내준데 이어, 4분 뒤 앙투완 그리즈만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전반 42분 이스코가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우승컵을 들어올린 지난 시즌보다 더욱 원숙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이 BBC의 원맨쇼를 앞세운 팀이었다면 올 시즌은 공수에 걸쳐 약점을 찾기가 힘들다. 부상과 노쇠화 등으로 BBC의 영향력이 줄어들었지만, 이스코, 알바로 모라타, 하메스 로드리게스, 루카스 바스케스, 나초 등 백업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밸런스는 더욱 좋아졌다. 무색무취로 비판을 받았던 지네딘 지단 감독 역시 중요한 경기에서 4-3-3 대신 다이아몬드 미드필드 전형 등으로 변화를 주며 지도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재미를 보고 있는 이스코 시프트는 지단 감독의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분위기도 레알 마드리드 쪽에 더 호의적이다. 스포츠방송 ESPN은 자체 알고리즘 '사커 파워 인덱스'로 계산한 결과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확률을 54%로 평가했다.

하지만 유독 구면에게 인색했던 빅이어기에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유벤투스는 최강의 상대다. 4-2-3-1과 3-4-2-1을 오가는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은 충분히 위협적이다. 지안루이지 부폰, 크리스티안 보누치,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중심이 된 수비는 견고하고, 파울로 디발라, 마리오 만주키치, 곤살로 이과인으로 이루어진 공격진은 높이와 창의성을 두루 갖췄다. 2014~2015시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유벤투스 선수들은 우승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크다. 특히 부폰은 "결승 진출은 목표가 아니다. 의미 없다"는 말로 우승을 향한 열망을 표시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과연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까. 결과는 다음달 4일 영국 웨일스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공개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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