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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존재만으로도 내게 큰 힘이다."
가정의 달, 5월. 서울이 5월의 첫 경기에서 활짝 웃었다. 승리의 원동력은 '가족'이었다.
흐름상 중요한 경기였다. 서울은 위기였다. 대구와의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대2로 패하며 주춤했다.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K리그에서도 패하며 흔들렸다. 승리가 간절했다. 황선홍 감독 역시 경기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남전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홈에서 필승의지로 나선 서울 선수들은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챙겼다. 승리의 주역은 3명. 데얀, 곽태휘, 오스마르였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데얀은 날카로운 킥으로 호시탐탐 골을 노리며 전남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주장 곽태휘는 서울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오스마르는 전반 9분 깜짝 골을 꽂아 넣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어느 때보다 이를 악물고 달린 세 선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버지라는 사실이다. 실제 데얀과 곽태휘는 각각 아들과 딸, 오스마르는 아들을 둔 아빠다.
승리를 합작한 '슈퍼맨'들은 경기 뒤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데얀은 "아들과 딸은 내게 큰 힘이 된다"며 "경기에 앞서 아들이 '아빠는 할 수 있어'라고 말해줬다. 그 한 마디 한 마디는 내가 뛰는 힘"이라고 유쾌하게 웃었다.
곽태휘 역시 "어린이날을 맞아 첫째 시훈이의 손을 잡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처음 경험했다. 아이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했는데, 사실은 내게 더 큰 추억이 됐다"며 "시훈이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고 미소 지었다. 이날 데얀과 곽태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경기에 입장하는 추억을 만들었다.
결승골의 사나이 오스마르 역시 아들 이야기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7월 첫째를 품에 안은 오스마르는 아들과 함께 맞는 첫 번째 어린이날 경기에서 골맛을 봤다. 그는 결승골을 넣은 뒤 젖병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오스마르는 "세리머니는 아들을 위한 것이었다"며 "경기장에 아들이 왔다. 아들이 내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아서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어린이날,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든 슈퍼맨. 그들은 6일 열리는 포항과의 10라운드 경기에서도 '아빠파워' 발휘를 다짐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