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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가 또 한 번 이별을 겪었다.
28일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사퇴했다. 지난해 10월 A대표팀에 합류했던 차두리 분석관은 6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바람 잘 날 없는 슈틸리케호,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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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골키퍼 코치는 2015년 12월 15일 하선했다. 김 코치는 "대표팀이 안정 궤도에 올랐고, 내 역할도 어느 정도 다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 김 코치는 '슈틸리케의 남자'는 아니었다. 홍명보 사단의 일원이었다. 때문에 김 코치는 홍 감독과 함께 대표팀을 떠나려했으나 협회의 요청으로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6월엔 박건하 코치가 대표팀을 떠났다. 박 코치는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흔쾌히 박 코치를 보냈다.
해프닝도 있었다.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3월 이운재 코치를 골키퍼 코치로 선임하려 했다. 리우올림픽 후 합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백지화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시 "이 코치가 올림픽 후 합류하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팀 내부적으로 변화가 있었다. 2~3개월마다 코칭스태프가 바뀌어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래서 현 체제로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만남도 있었다. 설기현 코치가 합류했다. 지난 2월 6일 선임됐다. 당초 A대표팀은 외국인 수석코치와 피지컬 전문가를 수혈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실제 축구협회는 독일인, 스위스인 총 두 명의 코치와 접촉을 했지만, 짧은 계약기간(1년 6개월)이 걸림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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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18일엔 정해성 코치가 슈틸리케호 수석코치로 선임됐다. 정 수석코치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2002년 4강 신화를 경험했던 인물. 차두리 설기현 코치와 재회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차 분석관 사임으로 없던 일이 됐다.
협회 관계자는 "감독이 대표팀에서 물러나면 코치들도 함께 따라서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대표팀에 올 때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스태프나 코치들이 대표팀을 오고 나가는 것은 흔하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별과 만남은 순리다. 허다하게 벌어진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있다. 오랜 기간 지도자 경력을 이어온 슈틸리케 감독의 '남자'는 왜 아르무아 코치 뿐인 걸까. 이젠 이런 고민에 빠질 시간도 없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단 세 경기만 남았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확정을 하지 못한 상태다.
슈틸리케호는 6월 13일 카타르와 최종예선 8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이후 8월 31일 이란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지역예선 최종전을 벌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