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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K리그가 상쾌하게 출발했다.
지난 주말 일제히 치러진 11개 경기(챌린지 5경기 포함)에서 클래식-챌린지 체제가 출범(2013년)한 이후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시즌 농사를 가늠하는 청신호임에 틀림없다.
연맹 집계 결과 이번 개막 11개 경기장에는 총 13만4468명의 관중이 모였다. K리그 클래식은 총 9만8353명이고, 챌린지는 3만6115명이었다. 클래식의 경우 종전 최다 관중 1위였던 2015년(8만3871명)에 비해 1만5000여명이, 챌린지는 같은 해 3만4853명에 비해 1300명 가까이 증가했다.
그럴 만한 요인이 있었다. 이른바 '스토리'와 이슈를 적절히 활용한 결과다. 사실 시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관중 흥행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밖으로는 수개월째 온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탄핵정국과 최순실 사건 특검으로 인해 국민적 관심이 온통 정치에 집중됐다. 안으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K리그 출전팀들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개막 이전에 ACL을 통해 축구열기를 끌어올리고자 했던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보통 시즌 개막전(1라운드)은 전년도 K리그와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것을 전제로 나머지 팀들 간 대진표를 짠다. 2라운드부터는 공정성을 위해 컴퓨터 무작위 배정을 통해 일정을 짠다. 올해는 호재가 생겼다. 2016년 K리그 우승팀 서울과 FA컵 우승팀 수원 간 전통의 라이벌전 슈퍼매치가 성사된 것. 이에 발맞춰 연맹과 구단들은 다른 경기도 가능한 '더비'가 성사되도록 조정해보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그 결과 서울-수원의 '슈퍼매치'는 총 3만4376명의 관중으로 역대 클래식 개막 라운드 경기 중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호남더비'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전주종합운동장에서 열렸음에도 불구 2만935명이 모였고, 나머지 3곳도 평균 1만1000∼1만3000여명을 기록했다. 상주-강원전(5523명)이 열린 상주시민운동장이 유일하게 5000명대였지만 그나마도 2014년 3월 9일 인천전(6469명) 이후 상주시민운동장 최다 기록이다.
전북-서울의 빅매치(3만2695명) 외에 관심 매치가 없었던 지난해 개막 라운드의 경우 제주-인천(6261명), 상주-울산(4783명)전이 관중 1만명에 크게 못미쳤던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승격팀 강원과 제주의 역대급 전력보강, 뉴페이스 등의 신선한 이슈도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연맹 관계자는 "각 구단들이 비시즌에 팬 관리 이벤트를 늘리는 등 그동안 지역밀착 마케팅에 정성을 쏟았던 것이 효과를 보는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며 구단들의 노력에 공을 돌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