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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남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
이른바 '뉴페이스 효과'다. 두 라이벌이 1년 전과 비교해 어떻게 변화했느냐 가늠하는 척도다. 뉴페이스 중에서도 중심 인물이 있다.
미드필더 이상호다. 이상호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원서 서울로 옮겨 화제에 올랐다. 슈퍼 라이벌의 거래 자체가 희귀했다. 과거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경우(2006년 백지훈)는 있었지만 수원에서 서울로 직행한 선수는 이상호가 처음이었다.
더구나 이상호는 7년간 수원에 몸담으며 '수원맨'으로 인식됐던 데다, 서울 서포터를 비판하는 글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던 과거 행적이 부각돼 두 팀 서포터간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이제 이상호는 모든 논란을 잠재우고 "수원을 상대로 만나면 서울 선수로서 반드시 승리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충성맹세'를 한 상태다. 하필 시즌 첫 상대가 수원이다.
공교롭게도 그라운드에서 매치업 상대로 부딪힐 상대가 김민우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일본 J리그에서만 활약하던 김민우는 수원이 이상호의 빈자리를 대체할 자원으로 영입했다. 당초 이상호가 맡던 오른 날개나 권창훈의 중앙 미드필드를 대신할 예정이었는데 홍 철의 빈자리(왼쪽 윙백)에 더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인-아웃 당사자가 그라운드에서 충돌하게 생겼다.
서울은 이상호 뿐 아니라 적잖은 스쿼드 변화를 시도했다. 지난해 간판 골잡이 역할을 했던 아드리아노가 중국으로 떠나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가 해체되자 측면을 강화한 스쿼드로 재편했다. 여기에 공수 조율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윤주태와 다카하기까지 떠났다.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보강된 이가 이상호 신광훈 하대성, 마우링요다. J리그에서 친정팀으로 복귀한 하대성은 전지훈련 중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라 서울의 변화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인-아웃 현황을 볼 때 작년 대비 전력이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를 내린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 2차전에서도 우려감을 남긴 것이 사실이다. 하대성을 정상 가동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격 진영에서 파괴력을 높였던 아드리아노의 역할을 대신할 적임자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숙제로 남아 있다.
이에 반해 수원은 작년에 비해 걱정을 덜어낸 모습이다. 2016년 내내 고민이었던 뒷선(골키퍼, 수비라인) 불안을 덜기 위해 베테랑 골키퍼 신화용을 데려와 안정감을 더했다.
이번에 수원에서 나간 선수는 이상호를 비롯, 권창훈 곽희주 조동건 오장은 노동건 김선우 연제민, 카스텔렌 등이다. 숫자는 꽤 많아 보인다. 하지만 이 가운데 핵심 전력은 권창훈 이상호 곽희주 정도다.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이가 신화용 외에 김민우 박기동, 매튜, 다미르다. 호주 출신 아시아쿼터인 매튜는 중앙-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피지컬도 강해 수원의 수비라인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육육이' 다미르는 아직 몸을 만들지 못해 1일 광저우와의 ACL 2차전에서 6분밖에 뛰지 못했지만 그동안 검증된 평가로 볼 때 권창훈 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주로 조커로 투입되는 박기동은 산토스와 조나탄의 체력을 분담할 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슈퍼매치에서 다미르의 출전시간을 늘릴 생각이다.
현재 뉴페이스를 골고루 활용하는 수원이 유리해 보인다. 뉴페이스 효과가 이번 슈퍼매치에서는 어떻게 작용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