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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장의 숙명은 역시 희비다. 출발선은 동일하지만, 휘슬과 함께 일제히 줄이 세워지기 시작한다. 물론 갱은 없다. 환희, 반전, 눈물, 통한의 주인공도 선명하게 엇갈린다.
봄내음이 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녹색 그라운드의 문이 드디어 열린다. 스포츠조선은 결전을 나흘 앞두고 올 시즌 클래식의 판도를 분석했다. 스포츠조선 축구전문기자 9명이 올 시즌 구도를 예상했다.
전력도 안정적이다. 기존의 얼굴들이 건재한 가운데 울산 현대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중앙수비수 이재성과 오른쪽 풀백 이 용을 수혈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김진수도 품에 안으며 측면을 강화했다. 또 에델과 마졸라 등을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의 전열도 재정비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6강 상위 스플릿이 목표"라고 했지만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쟁을 펼쳐야 할 K리그 감독 가운데도 7명이 전북의 우승을 점쳤다.
전북의 호적수는 올 해도 서울이다. 2명의 기자가 서울의 K리그 2연패를 내다봤다. 황선홍 감독이 첫 동계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ACL 1차전에선 아드리아노의 공백을 실감하며 0대1로 패했다. 하지만 K리그의 승부처는 결국 여름이다. 현재의 서울은 100%가 아니지만 내일은 또 다르다.
서울은 올 시즌 하대성이 복귀한 가운데 이상호 신광훈 김근환 마우링요 등이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다카하기가 떠난 아시아 쿼터의 빈자리도 늦어도 여름이적시장에는 채울 것으로 보인다. 한때 고질이었던 '슬로 스타터'의 행보가 재연되지 않으면 서울도 정상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양강 체제가 무너질지도 관심이다. '전력의 평준화'는 올 시즌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미세한 균열이 일어날 수 있는 조짐이 있다. '안갯속 구도'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스포츠조선의 지난 시즌 판세 분석은 2강-6중-4약이었다. 올 시즌은 강과 중사이의 다크호스 그룹인 '중강'을 새롭게 마련했다.
전북과 서울의 '2강' 체제를 위협할 구단으로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그리고 울산 현대가 꼽혔다. 제주는 조용형 박진포 김원일 이찬동 진성욱 알렉스 마그노 멘디 등 '알짜배기 선수'들의 영입으로 전력이 대폭 강화됐다. 조성환 제주 감독의 자신감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제주의 우승을 예상한 기자도 1명 나왔다. '전통의 명가'인 수원과 울산도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고, 가능성도 있다.
4중은 상주 상무, 전남 드래곤즈, 대구FC, 포항 스틸러스로 예상됐다. 이들 팀은 그룹A, B의 스플릿 전쟁에서 치열한 '허리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인천 유나이티드, 광주FC, 강원FC는 '3약'으로 분류됐다. 강원은 '폭풍영입'으로 겨울이적시장을 주도했다. 그래서 의외다. 그러나 돌발 변수는 무시할 수 없다. 구단의 재정, 시너지 효과에선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려 '강등 후보'로 예상됐다.
정유년 클래식은 첫 판부터 빅뱅이다. 3월 4일 강원은 상주, 대구는 광주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대구와 강원은 4년 만에 클래식 무대에 선다. '동해안 더비', '7번 국도 더비'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은 울산과 포항도 이날 충돌한다.
공식 개막전은 3월 5일 열린다. 올 시즌 첫 슈퍼매치가 개막전에서 성사됐다. 2011년 이후 6년 만의 슈퍼매치 개막전이다. 서울은 K리그 챔피언, 수원은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초대됐다. 무대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아시아 챔피언 전북은 전남을 홈으로 불러들여 첫 선을 보인다. 인천은 제주와 첫 대결을 펼친다.
스포츠조선의 올 시즌 밑그림은 2강-3중강-4중-3약이다. 그들의 서슬퍼런 전쟁이 시작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이 예상한 2016년 K리그 클래식 구도
기자=우승팀=그룹A=그룹B=강등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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