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판 앞둔 제주, 대규모 중국 원정단과의 사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2-20 22:11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6년만에 꿈에 그리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복귀한 제주.

제주 프런트는 눈코뜰새 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밤 11시 퇴근은 기본이다. 오랜만에 ACL을 준비하다보니 손에 익지 않아 시간이 배로 걸린다. 비행기 예약부터 비자 관리, ACL용 마케팅 준비까지 할일이 태산이다. 조성환 제주 감독이 "선수단이 더 잘해서 (프런트에) ACL 경험을 많이 시켜줬어야 하는데…. 지금 바쁜 모습을 보니 다 우리 탓인 것 같다"고 미안해 할 정도다.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장쑤 쑤닝(중국)과의 ACL 첫 판을 앞두고는 일이 더 늘었다. 장쑤의 대규모 응원단 때문이다. 중국팬들의 인해전술은 유명하다. ACL 경기마다 대형 원정 응원단을 보낸다. 제주전도 마찬가지다. 시즌 첫 경기라는 상징적 의미까지 더해져 장쑤팬들이 쏟는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이미 전세기로 1차 응원단이 제주에 도착했고, 나머지 응원단도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다. 제주는 장쑤의 응원단 규모를 900~100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제주 관계자는 "우리가 관리하던 도시락 업체에서 '구단에서 어떤 이벤트를 기획 중이길래 이렇게 많은 도시락이 필요하냐'고 묻는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인지 알아봤더니 중국 응원단이 주문한 것이었다. 도시락만 1000개다. 단위가 틀리다"며 웃었다.

팬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은 좋지만 자칫 홈경기장이 상대팀 장쑤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로 가득찰 수도 있다. 쌀쌀한 날씨에 주 중 경기다. 제주는 올 시즌 공짜표를 없애고 연간회원권 판매에 올인하고 있다. 전년 대비 300% 이상 늘었지만, 많은 관중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제주는 W석과 E석 폐쇄를 고민 중이다. 원정 응원단은 S석에 앉는다. 홈 관중을 건너편인 N석에 집중시켜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N석에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제주의 서포터스가 자리잡고 있다. 일반 관중이 서포터스와 함께 한 자리에서 호흡한다면 응원전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제주와 장쑤는 경기 전부터 치열한 정보전과 신경전을 펼쳤다. 경기장 밖도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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