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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강원FC에 입단한 루엉 쑤언 쯔엉(22·베트남)이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쯔엉은 9일 주한베트남대사관에서 강원 입단식을 치렀다. 쯔엉과 조태룡 대표이사 뿐만 아니라 팜후이찌 주한베트남대사까지 참가했다. 취재진 역시 국내 및 베트남 현지 언론까지 50여명이 몰려들었다.
쯔엉은 지난해 인천에 입단하며 베트남 선수 최초로 K리그에 진출했다. 한동안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시즌 막판 4경기에 나서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 보강을 원하던 강원은 최윤겸 감독의 요청 아래 쯔엉을 품에 안았다. 최 감독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쯔엉의 원소속팀인 호앙안지아라이(HAGL)를 이끈 바 있다. 쯔엉은 "HAGL 시절 최 감독님의 축구를 익혔다. 어린 시절부터 본 스승이기에 어떤 축구를 원하시는 지 알 알고 있다. 내가 강원을 선택한 배경 중 하나가 감독님"이라고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또 "장점은 더 강하게, 약점은 장점으로 만들 것"이라며 "감독님과 동료들의 존재가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도 밝혔다. 레콩빈 등 자국 출신 선수들을 뛰어넘는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부분을 두고는 "나는 아직 어린 선수다. 레콩빈 같은 선수에 비할 만한 단계가 아니다. 열심히 노력해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겸손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쯔엉은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베트남 A대표팀에 승선했다. 최근엔 자국 축구협회로부터 최우수선수 바로 아래 단계인 실버볼을 수상하는 쾌거로 이뤄냈다. 그러나 K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선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냉정한 평가다. 이에 대해 쯔엉은 "V리그 한 시즌 전체를 뛴 것보다 지난해 K리그에서 훈련으로 보낸 시간이 더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인천에서 지난 1년 간 많은 것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대표팀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내가 경험한 K리그는 압박이 굉장히 강한 터프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인천에서의 가장 큰 수확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K리그는 아시아 최정상의 리그다. 나를 통해 앞으로 어린 베트남 선수들이 K리그 같은 아시아 무대에 더 진출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나는 반드시 뭔가 보여줘야 하는 선수"라고 의지를 다졌다.
팜후이찌 대사는 "베트남 국민들의 축구 사랑은 대단하다. K리그가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고, 박지성 손흥민 같은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크다"며 "쯔엉의 강원 입단은 베트남 국민들에겐 박지성 손흥민이 EPL에 진출한 것과 같은 느낌이다. 15만 주한 베트남 교민들은 앞으로 쯔엉을 열렬히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이사는 "쯔엉이 좋은 활약으로 강원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도전에 힘을 보태주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