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허스트파크(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피치 위 '코리언더비'는 무산됐다. 그래도 피치 밖에서는 '코리언 잔치'가 펼쳐졌다.
3일 밤(현지시각) 영국 런던 셀허스트파크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와 스완지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경기 풍경을 따라가봤다.
기차에 올랐다. 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방학을 맞이해 배낭여행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 사실 1월 영국은 여행지로서는 매력이 떨어진다. 오후 4시에 해가 떨어진다. 날씨도 춥다. 한국만큼의 추위는 아니다. 그래도 뼈속을 파고드는 칼바람이 매섭다. 이런 때 여행오는 사람들의 많은 수가 '축구'를 염두에 두고 있다.
|
불만도 있었다. 경기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 터무니없는 경기 티켓 가격이었다. 현재 EPL구단들은 '멤버십' 제도를 시행한다.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들에게 먼저 경기 티켓을 살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멤버십의 등급이 높을수록 더 빨리 경기 티켓을 구할 수 있다. 멤버십 회원들이 다 지나야 일반 판매가 시작된다. 물론 이런 일은 많지가 않다. 때문에 여기를 역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구매대행'이라는 이름의 암표상들이다. 한국인들이 많다. 여행객들이 영어에 자신이 없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이날 경기의 경우 액면가 30파운드(약 4만4000원)짜리 경기 티켓을 20만원 가까이 주고 산 사람도 있었다. 배낭여행을 왔다는 최석주(21)씨는 "돈을 지불하고 티켓을 받았다. 찍혀있는 액면가를 보고 허탈했다. 폭리가 심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함께 온 조영도(22)씨도 "학생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엄한 사람들이 축구에 대한 열정을 이용해 자신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고 했다.
|
경기 후 기성용과 이청용을 만났다. 코리언더비 무산에 대해서는 다들 아쉬워했다. 기성용은 "크리스탈 팰리스에만 오면 잘 안맞는다"며 "그래도 청용이는 이 팀에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청용은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친 둘은 경기장을 나섰다. 기성용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가 끝나고 1시간이나 지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30~40여명의 한국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성용은 팀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10여분 이상 팬들에게 사인을 해줬다. 이청용은 다소 늦게 나왔다. 그래도 30여명이 남아있었다. 이청용은 마지막까지 사인을 해줬다. 팬들은 "귀찮고 피곤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하나 성심성의껏 사인을 해주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