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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뿌리가 튼튼해야 축구의 국제경쟁력이 높아지고, 팬들의 행복감도 커진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지난달 28일부터 12월 6일까지 K리그 응원팀이 있으며 경기를 직접 관람했거나 중계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성인 남녀 축구팬 600명(2016시즌 K리그 클래식 12개 응원팀별 5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00%p이다.
K리그는 팬들의 일상 속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7개의 축구행복지수 항목 중 '시간이 된다면 가급적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하고 싶다'에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한 팬은 응답자의 3분의2가량인 63.3%에 달했다. 절반 이상은 '응원팀의 승패에 따라 기분의 좋고 나쁨이 좌우(57.2%)'되고 '응원팀의 경기나 승패를 챙겨보는 것이 즐겁다(57.2%)'고 답했다. 'K리그 경기를 관람하는 자체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팬은 48.7%, '매년 K리그 시즌이 기다려진다'는 응답자도 48.2%였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사실은 '올해 응원팀 때문에 행복했던 이유' 설문에서도 잘 나타난다.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상황에 관계 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47.9%)'에 가장 큰 행복감을 느꼈다. '많은 승리(14.5%)'와 '많은 득점(10.9%)'에 행복해 하는 팬은 10명 중 1명 정도에 그쳤다. 야구행복지수 설문 결과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23.9%)'이 '많은 승리(19.5%)'를 제치고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선수와 구단이 팬들 앞에서 승패에 상관 없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선호하는 승리' 항목에서는 '역전승'이 32.0%로 가장 많았고, '큰 점수 차로 승리(17.0%)', '라이벌 팀 상대로 승리(11.8%)' 등이 뒤를 이었다.
K리그의 슈퍼 스타는 단연 이동국(37·전북)이었다. 그는 선수와 관련된 5개 항목에서 모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응원팀에서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한 선수'에서 40표, '응원팀을 가장 힘들게 한 상대팀 선수'에서 90표를 얻어 12개 구단 선수들 중 가장 많았다. '사인볼을 받고 싶은 선수(218표)'와 'K리그에서 가장 잘 생겼다고 생각하는 선수(207표)' 항목에서는 응답자 600명 중 30%가 넘는 지지를 받았고, 심지어 3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선수'에서도 62표로 1위에 올랐다. 이동국이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현역 최고 스타임이 확인된 셈이다.
축구장에서의 행복은 '가족'과 함께할 때 더욱 커진다. 축구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479명 중 가장 많은 36.7%가 '경기장에 주로 함께 가는 사람'으로 '가족'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이어 '친구' 36.5%, '애인' 14.6% 순이었다. 야구행복지수 조사의 '가족(41.0%)-친구(36.1%)-애인(13.4%)'과 엇비슷한 결과다. 종목을 불문하고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관람 문화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장에서 행복을 방해하는 응원 행태' 설문에서는 '시야를 가리는 앞 좌석 관중의 큰 움직임'이 21.7%로 가장 많았다. '축구장에서 가장 즐겨먹은 먹거리'로는 '치킨'이 55.3%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팬들은 '먹거리 구매 환경 개선'에 대해서는 '다양한 먹거리 판매(30.1%)', '구매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림(22.3%)' 등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