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의 차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
구상범 감독대행을 대신해 17일 강릉종합운동장에 선 변성환 성남 코치는 자신감이 넘쳤다. 벼랑 끝에 선 팀 운명 속에서 희망을 노래했다. "단 한 번도 우리 팀이 강등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고성에서 1주일 간 전지훈련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편하게 잠을 잤다.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믿는다." 결전을 앞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하는 '빈 말'이 아니었다. 목소리엔 힘이 넘쳤고 얼굴엔 미소까지 감돌았다. 강원이 앞선 챌린지 준PO와 PO에서 부산, 부천을 '극장골'로 무너뜨렸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성남의 자신감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였다.
벼랑 끝에 선 성남은 여유가 넘쳤다. 경기 초반부터 강원이 공세에 나섰지만 이를 능수능란하게 막아낸 뒤 패스로 공간을 요리했다. 때로는 거친 몸싸움도 불사하는 등 투쟁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기세를 탔던 강원은 조급했다. 상대 압박에 막혀 공간을 깨지 못했고 패스 미스를 남발했다. 앞서 클래식에서 무승 부진 속에 표류했던 성남의 승리라고 봐도 무방한 결과였다.
변 코치는 "부산, 제주, 안양까지 클래식과 챌린지를 넘나들며 현역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속도의 차이"라고 짚었다. 그는 "강원이 좋은 팀이기는 하지만 챌린지 팀이 따라올 수 없는 클래식 만의 속도가 있다. 결정력도 마찬가지"라며 "김두현이 근육경련으로 일찍 교체되면서 원하는 그림을 그리진 못했다. 이겼다면 최상의 결과였겠지만 비겨서 나쁘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남의) 잔류 가능성은 100%다. 50~70%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승강PO를) 준비하지 않았다. 우리 팀이 강등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1차전에서 승리를 잡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충분히 잘했다고 본다. 강원에 비해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훨씬 낫다고 봤고 오늘도 증명이 됐다"고 강조했다.
최윤겸 강원 감독의 생각은 약간 달랐다. "성남의 정신력이 굉장히 강했던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이에 지지 않고자 하다보니 불필요한 신경전, 몸싸움이 가미됐다." 그는 "아무래도 클래식 팀이다보니 챌린지 선수들에 비해 기량 면에서 여유가 있는 느낌이었다"면서도 "우리보다 월등히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자신감을 충분히 수확했다고 본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