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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더'는 없었다.
윤정환 감독과 울산 현대의 결별<스포츠조선 10월 27일 단독보도>이 확정됐다. 형식은 '계약 연장 포기'다. 울산 구단은 14일 '시즌 일정을 마친 뒤 윤 감독과 계약 연장 여부를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윤 감독 또한 해외리그의 제안을 검토 중이어서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산 측은 지난 2014년 12월 2년 계약 당시 옵션으로 삽입했던 '1년 계약 연장'을 주장했으나 윤 감독은 '2년 이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식 4위로 시즌을 마친 울산은 우승팀 FC서울이 수원과의 FA컵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ACL 예선 플레이오프(PO)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2월 초 열리는 PO 일정상 다른 팀보다 빠르게 시즌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차기 구상이 험난해 보인다. 구단 안팎에선 내부승격 및 외부영입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구단 출신 뿐만 아니라 K리그 지도 경험을 갖춘 P급 자격증 소유 감독들 모두 후보군으로 꼽힌다. 그러나 K리그와 ACL에서의 성과를 만년 과제로 삼고 있는 울산의 갈증을 해소할 만한 확실한 인물을 찾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당초 차기 취임이 유력했던 유상철 울산대 감독은 후보군에서 제외된 상태다. 외국인 지도자는 영입을 배제할 순 없지만 현 상황에서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1983년 창단 이래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전례도 없다.
한편, 윤 감독은 세레소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세레소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1957년 얀마디젤축구부로 창단해 1993년 프로로 전환한 세레소는 내년 시즌 창단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모기업에서 구단 출신 지도자에게 차기 감독직을 맡기기로 하고 폭넓게 접촉해왔다. 세레소에서 J리그 득점왕을 거머쥔 황선홍 감독(FC서울)도 후보였다. 황 감독이 서울행을 택한 뒤엔 윤 감독에게 주목했다. 윤 감독은 사간도스 취임 당시 J2 중하위권이었던 팀을 J1(1부리그) 상위권까지 끌어 올린 바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으로 '오니(鬼·귀신을 뜻하는 일본어)'라는 별명도 얻었다. 울산 잔류도 고려했으나 K리그 클래식 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세레소의 끈질긴 구애에 결국 마음을 열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