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의 안도, 하지만 그의 운명은 우즈벡전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11-13 22:26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캐나다와 평가전을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11/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캐나다전 승리로 안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1일 2년 전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치른 천안에서 캐나다를 맞아 2대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평가전은 평가전에 불과하다. 캐나다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10위로 44위인 한국보다 56계단 아래다.

물론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것은 다행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란과 최종예선 4차전과 비교하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은 모습이다. 비록 캐나다와 이란은 수준차가 있지만, 선수들이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한 것은 성과다. 이런 분위기를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전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 숨을 돌렸지만 승패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슈틸리케 감독, 운명의 무대는 우즈벡전이다. 결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슈틸리케호는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벡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급박한 상황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우즈벡전이 최종예선의 반환점이지만 슈틸리케호는 돌기도 전 벼랑 끝에 몰렸다. 첫 발걸음부터 무거웠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3-0으로 리드하다 순식간에 두 골을 내주며 3대2로 간신히 승리했다. 시리아와의 2차전도 악몽이었다. 원정경기가 중립지역에서 벌어졌지만 득점없이 비기며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카타르와의 3차전도 찜찜했다. 홈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한 명이 퇴장당하는 졸전 끝에 3대2로 승리했다. 우려스러운 승점 3점이었다. 여파는 4차전 이란 원정까지 이어졌다. 유효슈팅 '0개'의 치욕 끝에 0대1로 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캐나다와 평가전을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11/
한국은 현재 2승1무1패(승점 7점)를 기록, A조 3위로 추락했다. 1위 이란(승점 10점·3승1무), 2위 우즈벡(승점 9점·3승1패)과의 승점 차가 3점, 2점이다. 월드컵 본선행 직행 티켓은 1, 2위에만 주어진다. 조 3위가 되면 두 단계를 더 통과해야 한다.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후 북중미 팀과 대륙별 플레이오프도 치러야 한다. 살아남아야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현재 B조 3위는 일본이다.

한국이 우즈벡과 만나는 날, 이란은 시리아와 맞닥뜨린다. 만에 하나 우즈벡전에서 잘못될 경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이란과의 승점 차가 6점, 우즈벡과는 5점으로 벌어질 수 있다. 역전이 쉽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우즈벡전이 생과 사의 갈림길이다. '단두대 매치'다. 승리하면 시계를 되돌려놓을 수 있지만 패하면 감독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비겨도 그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K리그를 거치며 한국 축구를 너무나 잘 아는 제파로프와 게인리히 등이 포진한 우즈벡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결과 뿐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용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그는 "캐나다와 평가전 영상을 분석했는데 선수들이 상당히 잘했다. 몇 차례 실수도 있었지만 팀워크 측면에서는 좋았다"며 "우즈벡은 공수 간격을 상당히 좁힐 것이다. 그런 팀을 상대하려면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중요하다. 우린 패스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 남은 훈련 기간에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반전일까, 추락일까. 슈틸리케 감독이 '최후의 운명'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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