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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캐나다전 승리로 안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1일 2년 전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치른 천안에서 캐나다를 맞아 2대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평가전은 평가전에 불과하다. 캐나다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10위로 44위인 한국보다 56계단 아래다.
한 숨을 돌렸지만 승패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슈틸리케 감독, 운명의 무대는 우즈벡전이다. 결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슈틸리케호는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벡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급박한 상황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우즈벡전이 최종예선의 반환점이지만 슈틸리케호는 돌기도 전 벼랑 끝에 몰렸다. 첫 발걸음부터 무거웠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3-0으로 리드하다 순식간에 두 골을 내주며 3대2로 간신히 승리했다. 시리아와의 2차전도 악몽이었다. 원정경기가 중립지역에서 벌어졌지만 득점없이 비기며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카타르와의 3차전도 찜찜했다. 홈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한 명이 퇴장당하는 졸전 끝에 3대2로 승리했다. 우려스러운 승점 3점이었다. 여파는 4차전 이란 원정까지 이어졌다. 유효슈팅 '0개'의 치욕 끝에 0대1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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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재 2승1무1패(승점 7점)를 기록, A조 3위로 추락했다. 1위 이란(승점 10점·3승1무), 2위 우즈벡(승점 9점·3승1패)과의 승점 차가 3점, 2점이다. 월드컵 본선행 직행 티켓은 1, 2위에만 주어진다. 조 3위가 되면 두 단계를 더 통과해야 한다.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후 북중미 팀과 대륙별 플레이오프도 치러야 한다. 살아남아야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현재 B조 3위는 일본이다.
한국이 우즈벡과 만나는 날, 이란은 시리아와 맞닥뜨린다. 만에 하나 우즈벡전에서 잘못될 경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이란과의 승점 차가 6점, 우즈벡과는 5점으로 벌어질 수 있다. 역전이 쉽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우즈벡전이 생과 사의 갈림길이다. '단두대 매치'다. 승리하면 시계를 되돌려놓을 수 있지만 패하면 감독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비겨도 그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K리그를 거치며 한국 축구를 너무나 잘 아는 제파로프와 게인리히 등이 포진한 우즈벡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결과 뿐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용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그는 "캐나다와 평가전 영상을 분석했는데 선수들이 상당히 잘했다. 몇 차례 실수도 있었지만 팀워크 측면에서는 좋았다"며 "우즈벡은 공수 간격을 상당히 좁힐 것이다. 그런 팀을 상대하려면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중요하다. 우린 패스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 남은 훈련 기간에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반전일까, 추락일까. 슈틸리케 감독이 '최후의 운명'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