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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3연패 달성 실패의 아쉬움은 여전하다. 마지막 경기, 단 90분에 전북의 1년 농사가 결정됐다. 실패였다. 허탈한 기운이 팀을 감쌌다. 아쉬움의 여운은 K리그 최고의 잔치인 대상 시상식에서도 이어졌다.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린 스타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남은 시간은 10일. 화두는 분위기 전환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먼저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 시상식 때 보니 나보다 선수들이 더 마음을 비우지 못한 것 같더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준우승 시상식대에 오르길 거부했던 주장 권순태는 자존심이 너무 상해 밤을 꼴딱 새웠단다. 박원재는 "이틀간 잠을 못 잤다"고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사령탑인 최 감독은 빠르게 아쉬운 마음을 정리했다. "나는 마음을 비웠다." 우승 욕심을 버린 건 아니다. 팀의 수장 먼저 정신을 바짝 차리겠다는 의지다.
경고누적과 부상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주전 중앙 수비수 조성환은 경고누적으로 출전이 불가능하다. 베테랑 센터백 김형일은 K리그 최종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경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또 다른 변수는 심판이다. 결승 1차전에 오만 출신인 아흐메드 알카프 주심이 배정됐다. 두 명의 부심들도 오만 출신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알 아인이 중동 팀이기 때문에 중동 출신 심판을 결승전에서 제외해야 함에도 불구, 이해하기 힘든 결정을 했다.
이래저래 K리그 우승 실패의 아쉬움을 ACL 우승으로 만회하려는 전북의 구상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모양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