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결승모드 돌입' 최강희 감독 "마음 비웠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11-09 21:24



K리그 3연패 달성 실패의 아쉬움은 여전하다. 마지막 경기, 단 90분에 전북의 1년 농사가 결정됐다. 실패였다. 허탈한 기운이 팀을 감쌌다. 아쉬움의 여운은 K리그 최고의 잔치인 대상 시상식에서도 이어졌다.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린 스타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과거는 과거일 뿐. 힘들지만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중요한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이다.

전북이 다시 뛴다. 10일부터 ACL 결승 모드에 돌입한다. 지난 6일 K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 휴식을 취하던 선수들이 모여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알 아인(UAE)과의 ACL 결승 홈 1차전을 준비한다.

남은 시간은 10일. 화두는 분위기 전환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먼저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 시상식 때 보니 나보다 선수들이 더 마음을 비우지 못한 것 같더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준우승 시상식대에 오르길 거부했던 주장 권순태는 자존심이 너무 상해 밤을 꼴딱 새웠단다. 박원재는 "이틀간 잠을 못 잤다"고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사령탑인 최 감독은 빠르게 아쉬운 마음을 정리했다. "나는 마음을 비웠다." 우승 욕심을 버린 건 아니다. 팀의 수장 먼저 정신을 바짝 차리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두 가지 악재에 사로잡혔다. 첫째, 대규모 대표팀 차출 공백이다. 전북은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11월 A매치를 치르는 슈틸리케호에 무려 6명(권순태 김신욱 이재성 김보경 최철순 김창수)을 보냈다. 차출 자원이 기존 멤버들과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은 경기 당일을 제외하면 단 사흘 뿐이다. "훈련은 큰 의미가 없다. 그래도 남은 선수들과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수밖에…"라며 말을 흐린 최 감독이 애처로울 정도다.

경고누적과 부상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주전 중앙 수비수 조성환은 경고누적으로 출전이 불가능하다. 베테랑 센터백 김형일은 K리그 최종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경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또 다른 변수는 심판이다. 결승 1차전에 오만 출신인 아흐메드 알카프 주심이 배정됐다. 두 명의 부심들도 오만 출신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알 아인이 중동 팀이기 때문에 중동 출신 심판을 결승전에서 제외해야 함에도 불구, 이해하기 힘든 결정을 했다.


이래저래 K리그 우승 실패의 아쉬움을 ACL 우승으로 만회하려는 전북의 구상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모양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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