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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한다."
황선홍 서울 감독이 환하게 웃어보였다.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그는 시상식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쑥스럽다"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짜릿한 해피엔딩이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포항 사령탑에서 물러난 황 감독은 '쉼표'를 찍으며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올 시즌 중반 중국으로 자리를 옮긴 최용수 감독의 뒤를 이어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
시행착오가 있었다. 서울은 황 감독 부임 뒤 기복을 보이며 주춤했다. 그러나 뒷심에서 빛났다. 서울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1대0 승리를 챙기며 기적의 역전 우승을 일궜다.
황 감독은 "사실 지난해 이 자리에 앉아있는 상황 자체를 생각지 못했다. 아예 다른 팀을 지휘한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며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었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규리그가 끝났지만,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표현이 맞다"며 "꿈과 목표는 또 크게 잡아야 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이 어렵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멋지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팬들께 기쁨을 주고 싶다. 경기장에 오시면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황 감독은 K리그 발전에 대한 걱정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시상식 전에 최강희 감독과 K리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걱정스러운 것은 K리가그가 위축된다는 것"이라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했다. 한국 축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K리그 성공해야 한다. 활력소가 될 수 있는 리그가 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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