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박주영, 희생이 담긴 베테랑의 간절함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6-11-06 18:28


전북 현대와 FC 서울이 2016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경기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이 1대0으로 승리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해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황선홍 감독과 박주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06/

"우승 기분이요? 실감이 나지 않아요."

벼락같은 결승골로 서울에 짜릿한 역전 우승을 안긴 박주영(31)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FC서울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후반 18분 터진 박주영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서울(승점 70점)은 전북(승점 67점)을 따돌리고 정상에 우뚝 섰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마지막 승부. 중요한 순간 '베테랑' 박주영이 있었다. 전반 36분 교체 투입된 박주영은 호시탐탐 상대 골문을 노렸다. 그리고 딱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8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전북의 골망을 갈랐다.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결승골이었다.

경기 후 박주영은 "반드시 골을 넣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K리그 시작하면서 전북에 연달아 졌다. 한 팀에 계속 패하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전북만큼은 꼭 잡고 싶었다. 이렇게 큰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모두가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우승해서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2005년 FC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첫 발을 내디딘 박주영은 그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을 거치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리그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도 우승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서울은 시즌 중반 사령탑 교체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박주영 역시 측면 공격수로 나서는 등 어색한 상황을 반복했다. 하지만 베테랑은 무너지지 않았다.

박주영은 "오른쪽에서 뛰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어려웠다. 수비하는 법도 생소했다. 그러나 하나씩 하고 싶었다. 수비든 공격이든 조금씩 하다 보니 적응할 수 있었다"며 "내가 어린 선수도 아니다. 이제는 꼭 공격수로만 뛰어야겠다는 생갭다는 팀이 원하는 자리에서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베테랑다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희생하며 인내한 박주영은 이날 승리로 생애 첫 프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우승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 시즌 초반에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면 '다치치 않는 것'이라고 했다. 우승이 목표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달성하고 나니 얼떨떨하다. 지금 이 기분을 만끽해보려 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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