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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가 억울한 오심에 귀중한 승점을 빼앗겼다.
논란이 된 장면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인천전 전반 5분 상황이다. 홍 철이 인천 진영 좌중간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이윽고 페널티에어리 경계선에서 인천 수비수 요니치와 수원 이정수가 경합하며 문전으로 쇄도했다. 이 때 이정수의 오프사이드임을 알리는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고 요니치가 크로스를 차단하려고 뻗은 오른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후 주심과 부심은 판정 협의를 한 끝에 요니치의 자책골을 선언했다. 인천 이기형 감독대행과 선수들이 판정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1-0으로 리드한 수원은 후반에 난타전을 벌인 끝에 3대2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 판정을 두고 축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논점은 '이정수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라 하더라도 이정수가 골에 관여한 것이 아니라 상대 수비의 발에 맞았을 경우 골로 인정되느냐' 여부였다.
일리있는 주장이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이정수는 '상대 선수를 방해하는 행위'에 속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규칙에는 이 행위에 대한 정의로 '상대선수의 시선을 명백하게 방해하거나 볼을 목적으로 상대에게 도전함으로써 볼을 플레이하거나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을 방해함을 의미한다'고 돼 있다. 이정수가 요니치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서로 팔을 미는 장면이 나오고 크로스된 공을 향해 적극적으로 대시했다.
이에 대해 연맹은 경기 다음날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경기평가위원회를 열어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분석한 결과 오프사이드 판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오심이라는 것이다.
연맹 관계자는 "인천 구단과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사후 판독 결과 오심인 것은 맞다. 해당 심판에 대해서는 평가점수 삭감 등 추후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 오심으로 인해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애매한 판정에 먼저 실점한 인천 선수들은 흥분한 모습이 역력했고 이 과정에서 인천의 핵심 자원인 케빈과 진성욱이 경고를 받아 3회 경고 누적으로 수원FC와의 최종전(5일)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이 자책골이 인정되지 않았다면 경기 흐름이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를 일이다. 결과론으로 볼 때도 인천이 2대2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챙겼다면 수원FC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려 수원FC의 챌린지 강등을 확정할 수 있고 포항, 성남과 동률을 이뤄 부담을 덜고 최종전을 맞을 수 있다. 다득점 차이로도 순위가 바뀌는 시즌 막판에 승점 1점은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천은 어떤 반응 내놓지 못하고 있다. 판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하면 징계를 받을 우려가 있는 데다 혹시 '괘씸죄'에라도 걸릴까봐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필 절체절명의 시기에 나온 오심이 시즌 막판 K리그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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