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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기가 더 일찍 왔다면 좋았을 거 같아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탄탄대로였다. 2014년 알비렉스 니가타를 떠나 호펜하임에 둥지를 틀고 리그 19경기에 출전했다. 2015~2016시즌 분데스리가에선 초반부터 주전급으로 뛰며 한층 높아진 위상을 실감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수비, 투포환을 연상케 하는 롱 스로인 등 다양한 재능을 유감없이 펼쳤다.
A대표팀 왼쪽 풀백 역시 김진수의 몫이었다. 여기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병역 특례까지 받았다.
지켜보는 이들도 답답한데 당사자는 오죽할까. 그럼에도 김진수는 웃었다. "선수라면 모두 한 번은 겪는 일이다."
김진수는 기약없는 기다림 속에 한층 성숙해졌다. 김진수는 "어차피 한 번은 겪을 일인데 차라리 이런 시기가 더 일찍 왔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20살에 왔더라면 이미 극복하고 지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소속팀 출전이 줄어들자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진수는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 정말 크나 큰 영광이었다.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들에게 허락된 곳이다. 현재 내가 대표팀에 도움이 될 거란 확신도 없다"며 "최근 대표팀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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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는 이역만리에서 홀로 생활한다. 축구와 집안일을 병행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터. 더욱이 지난주엔 감기 증세까지 있었다. 김진수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나서 걸렸다. 접종하고 1~2일 정도 몸살 증세가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며 "그래도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오셔서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끝 모를 인고의 시간. 하지만 혼자가 아니다. 김진수는 "교회를 다니는데 많은 분들이 힘을 주시고 응원도 해주신다"며 "지금은 비록 뛰지 못하고 있지만 꼭 극복해서 많은 분들께 좋은 활약 보여드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진수의 축구인생.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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