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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없었다.
전북은 2006년 아시아를 제패한 후 10년 만에 다시 한번 정상을 노린다. 2011년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알 사드(카타르)에 아쉽게 패해 우승이 좌절됐다. 120분 연장 혈투 끝에 2대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했다. 그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
전북의 결승 진출 확률은 99%였다. 서울은 1% 가능성에 도전했다. "축구란 90분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1%의 가능성이 있어도 끝까지 해야 한다." 황선홍 서울 감독의 출사표였다. "축구의 의외성은 상대를 잘 모를 때나 시즌 초반에 나온다. 오늘 경기는 절대로 우리가 유리하다. 의외성은 물론 몇 %의 가능성도 없다." 이유있는 최강희 전북 감독의 자신감이었다.
경우의 수는 간단했다. 전북은 원정에서 2골 차 이하로 패해도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반면 서울은 안방에서 3골 차 이상 승리해야 아시아 정상을 노릴 수 있었다. 그래도 그라운드에는 갱이 없다. 서울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전북은 지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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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을 1-0으로 마친 서울은 후반 6분 다시 한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주세종이 볼을 가로채 단독 돌파로 문전까지 질주했다. 주세종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골키퍼와 맞닥뜨렸다. 하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회심의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돼 아쉽게 득점 찬스가 물건너갔다.
전북은 후반 9분 교체카드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김보경과 레오나르도 대신 고무열과 이동국을 투입했다. 적중했다. 후반 14분이었다.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받은 로페즈가 김치우를 따돌린 후 오른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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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결승으로 이끈 최 감독은 "5년 만에 결승에 다시 올랐다. 그 동안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고 결승행을 이룬 선수들이 고맙다"며 "올 시즌 1월 4일부터 소집한 뒤 ACL 우승을 목표로 선수 구성을 했다. 선수들에게 목표의식을 심어줬던 것이 결승까지 이룬 원동력이다. 2011년 아픔이 있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 K리그와 전북의 위상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홈에서 먼저 할 때 뒤에 할 때 유불리가 분명 있다. 오늘 경기도 굉장히 힘든 경기를 예상했다. 홈에서 대승했기에 결승을 갈 수 있었다. 홈 경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경기에 맞춰 리듬과 분위기를 잘해서 홈 경기에 얼마만큼 집중해서 좋은 경기를 하느냐가 우승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K리그는 2012년 울산 현대의 우승 이후 ACL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북이 K리그를 대표해 4년 만의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한다. K리그의 절대 1강은 전북이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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