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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결전이다.
한 팀은 결승전에 진출한다. 다른 한 팀은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K리그의 잔치로 판이 짜인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이 19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FC서울과 전북이 최종 무대에 오른다.
황선홍 서울 감독과 최강희 전북 감독의 지략대결도 종착역에 다다랐다.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서울은 기적 뿐이다. 황 감독은 "1차전에서 큰 점수차로 패했다. 극복하는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축구란 90분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1%의 가능성이 있어도 끝까지 해야 한다. 있는 자원을 모두 동원해 총력전을 펼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결승행을 예약한 전북은 발걸음이 가볍다. 사실상 마침표만 찍으면 된다. 그러나 최 감독은 '신중 모드'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모든 여론이 전북이 유리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 축구의 의외성 때문에 내일 경기를 신중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ACL 충돌을 앞두고 K리그에서 변수가 생겼다. 전북의 K리그 무패 행진이 33경기에서 멈췄다. 15일 제주에 일격을 당했다. 2대3으로 역전패했다. 반면 서울은 3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정상을 향한 두 팀의 '라이벌 전선'은 K리그로 확대됐다. 전북이 심판 매수 의혹으로 승점 9점이 삭감됐다. 희비까지 엇갈리면서 순식간에 전북과 서울은 승점 60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득점에서 앞선 전북이 1위(62득점), 서울이 2위(60득점)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최 감독은 "지난 주말 K리그에서 첫 패를 했지만 다른 분위기로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ACL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분위기를 다시 만들고 있다. 2차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통해 반드시 이겨서 결승에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도 "리그는 그 다음 일이다. 무패 행진은 언제든 깨질 수 있다. 중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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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이유있는 자신감으로 서울전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최 감독도 황 감독의 '1% 가능성 발언'을 일축하며 불을 질렀다. 그는 "서울은 의외성을 갖고 경기한다. 4강전을 전후반으로 나누면 우리가 전반을 4-1로 이겼다. 그리고 후반전을 치른다"며 "축구의 의외성은 상대를 잘 모를 때나, 시즌 초반에 나온다. 서울과 우리는 올 시즌 4번 경기를 했다. 많은 경기를 통해 장·단점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서울이 어떻게 나올거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부분과 갖고 있는 능력을 경기장에서 발휘하는 것이다. 서울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은 준비한대로 매번 좋은 경기를 했다. 심리적인 자신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방심과 자만도 없다. 내일 경기는 우리가 절대 유리하다. 의외성과 몇 %의 가능성도 없다"고 못박았다.
전북은 99%의 확률을 지킨면 된다. 서울은 드라마틱한 대 역전극을 꿈꾸고 있다. 불변의 진리는 있다. 축구공은 둥글다. 그라운드에는 갱도 없다. 90분, 서울과 전북의 ACL 마지막 혈투가 시작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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