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부대' 변신한 상주, 그룹A의 변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10-06 20:40



막차를 탔다. 하지만 존재감은 그 이상이다.

상주 상무가 따가운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경계의 눈초리다. 스플릿 그룹A에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승강제 시행 뒤 첫 클래식 잔류를 이뤄낸 상주는 '공공의 적'으로 여겨진다. 그룹A서 만날 5팀 중 전북 현대(2무1패)를 제외한 나머지 4팀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최소 1승씩을 따냈기 때문이다. 전북을 상대로 대부분의 팀들이 2승 이상을 헌납한 것과 달리 상주는 두 번이나 비겼다. 2차례 무승부에서 3골(2대2·1대1) 씩을 주고 받는 공격 축구를 펼친 것도 인상적이었다.

올 초만 해도 상주의 포커스는 잔류에 맞춰져 있었다. 한때 리그 3위까지 진입했을 때에도 그룹A 진출보다는 잔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군 팀인 상주는 리그 3위 내에 진입해도 규정에 따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얻을 수 없다. 상위권에 욕심을 내기보단 지난 세 시즌 간 반복해 온 '승격 뒤 강등'의 지긋지긋한 반복의 고리를 끊고자 했다.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 결과,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잔류를 넘어 아예 그룹A에 진입했다.

상주는 스플릿 라운드 돌입을 앞두고 병장 17명이 제대했다. 박기동 임상협 황일수 이 용 박준태 김성환 등 핵심전력들이 모두 전역하면서 급추락이 예상됐다. 병장들이 전역한 지난달 13일 이후 치른 클래식 4경기 성적은 2무2패. 하락세였지만 가장 최근에 치른 전북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역 공백'도 서서히 메워가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입대한 신진호가 공격의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선 중앙 공격은 오히려 더 날카로워 졌다. 센터백 자리에도 윤영선이 가세하면서 기존 이웅희와 상위권 팀 못지 않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중원의 김성준도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조진호 감독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그룹A는 매 라운드가 전쟁터다. 우승, ACL 출전이라는 결실을 이뤄내기 위한 답은 오로지 '승리' 뿐이다. 나머지 5팀들에게 상주는 껄끄러운 상대다. '잃을 게 없기에' 더 거침없이 덤벼들 상주를 상대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듯 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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