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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대전'이다.
밑그림은 그려졌다. 1~4위 전북(승점 59·승점 9점 삭감), FC서울(승점 54), 울산(승점 48), 제주(승점 46)는 그룹A행이 확정됐다. 10~12위 수원 삼성(승점 37), 인천(승점 32), 수원FC(승점 30)는 그룹B 확정이다.
마지막 스플릿 싸움은 5~8위 전남(승점·43), 상주(49득점), 성남(45득점), 광주(이상 승점 41·36득점)의 4팀 대결로 압축됐다. 9위 포항(승점 38·33득점)도 산술적으로는 그룹A행이 가능하지만 가능성은 0.001%도 안된다. 상주, 성남, 광주가 모두 패하는 것으로 충분치 않다. 두 자릿 수 골까지 터트려야 한다.
승점에서 2점 앞선 전남이 가장 유리하다. 승리하면 자력으로 그룹A에 오른다. 패하더라도 상주, 성남, 광주가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면 '윗물'행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안심은 할 수 없다. 제주에 패하고 아래의 세 팀 중 두 팀이 승점 3점을 챙기면 순위가 바뀐다.
상주, 성남, 광주는 피를 말린다. 상주와 광주의 경우 산넘어 산이다. 상대가 전북과 서울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다. 전북과 서울이 주중인 28일 ACL 4강 1차전을 치러 체력적인 누수가 있지만 K리그는 또 다른 무대다. 특히 전북의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 변수도 있어 어디로 튈지 예측불허다.
그나마 포항을 만나는 성남의 발걸음이 가볍다. 그러나 거기에도 변수가 있다. 사령탑의 지갗동이다. 김학범 감독을 경질한 성남은 구상범 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 2연패의 늪에 빠졌다. 포항은 최진철 감독이 물러나고 최순호 감독이 돌아왔다. 2004년 포항 사령탑에서 하차한 후 12년 만에 친정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성남전이 최 감독의 복귀전이다. 상주, 성남, 광주가 모두 눈물을 흘릴 경우에는 다득점이 적용된다. 현재로선 상주가 가장 유리하다.
90분의 마지막 혈투, K리그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클라이맥스가 목전이다. '윗물'과 '아랫물', 스플릿으로 분리된 후에는 5라운드를 더 치러 최종 순위를 가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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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네 번째 도전이다. 이제 그룹A까지는 딱 한 걸음 남았다.
전남은 제주와의 33라운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며 자력으로 그룹A에 오른다. 비기거나 지더라도 경우의 수에 따라 그룹A 진출이 가능하다. 경쟁팀 가운데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방심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각오가 남다르다. 전남은 2013년 스플릿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윗물' 진출을 노리고 있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수원FC와의 32라운드 경기 전 '3전4기'라는 단어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노 감독은 코치시절이던 2013년과 2014년, 초보 감독이던 2015년 연속으로 그룹A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결과를 가지고 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선수들도 그룹A에 오르고 싶어한다. 의지가 강하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관건은 안정감이다. 승리에 대한 의욕이 앞선 나머지 자칫 무리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노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 오직 심리적 안정감을 강조했다"고 강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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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경기, 하필이면 상대가 '최강' 전북이다. 32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전북은 무패우승이라는 동기부여도 있다.
조진호 감독은 28일 전북과 서울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현장에서 관전했다. 서울을 상대로 4골을 넣은 전북의 강력함만 확인했다. 하지만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전북전에 임할 힌트를 얻었다.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상주의 전략이다. 조 감독은 "전북은 물러서면 더 무서운 팀이다. 우리가 수비적으로 나와도 골은 안 먹을 수 없다"며 "서울도 전반 내려선 후 힘든 경기를 했다. 후반 라인을 올리고 경기력이 달라졌다. 한 골을 더 먹기는 했지만 골을 만들어냈다. 패배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라고 했다.
상주는 올 시즌 전북을 가장 괴롭힌 팀이다. 1무1패를 기록했지만 내용은 대등하거나 앞섰다. 조 감독은 "새롭게 온 선수들이 많은 경기를 뛰지 않아서 아직 100%는 아니다. 하지만 하려는 의지는 최고다. 지금이야 말로 수사불패의 정신이 필요할때"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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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취임 후 4경기 만에 사선에 선 구상범 성남 감독대행의 의지는 결연했다.
성남은 33라운드를 이겨도 다른 팀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벼랑 끝이다. 희소식이 있었다. 상대팀 포항이 흔들렸다. 최진철 감독이 사임하고 최순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구 감독대행과 최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본선에서 동고동락 했다. 2009년 창단한 강원에서도 1군 감독(최순호)과 스카우트 겸 2군 감독(구상범)으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구 감독대행은 추억에 젖어 있을 겨를이 없다.
구 감독대행은 "포항이 감독 교체를 계기로 큰 변화를 줄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최 감독님과는 잘 아는 사이인 만큼 어떤 식으로 변화를 주실 지 짐작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두 경기서 승점을 얻지 못해 마지막까지 오게 됐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라고 웃으며 "상대가 포항이라고 해서 우리가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매 경기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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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최선 다 한다." 기로에 선 광주. 지난 포항과의 클래식 32라운드에서 0대1로 패했다. 체력에 발목이 잡혔다. 재충전을 했다. 광주는 25~26일 선수단 휴식을 취했다.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하는 심정으로 푹 쉬었다. 목표는 필승이다. 남 감독은 "상위 스플릿에 진입하면 강등 걱정은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상대가 녹록지 않다. 서울이다. 전력 차가 현격하다. 올시즌 두 차례 대결서 전패했다. 하지만 모두 1점 차였다. 남 감독은 "우리는 강팀과 만나도 우리 플레이를 유지했다"며 "상대가 서울이라도 내려앉지 않고 광주만의 공격 축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유력한 강등 후보였던 광주.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이어오며 그룹A 진입을 넘보고 있다. 욕심 날 법 하다. 하지만 남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남 감독은 "물론 상위 스플릿에 가면 가장 좋은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의 현실적인 목표는 클래식 잔류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획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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