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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이 밝았다.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길목에서 만난 전북 현대와 FC서울. 꿈은 동색, '승리'다.
이동국 VS 데얀-박주영 '8점=8점'
전북의 최전방에는 '백전노장' 이동국이 설 가능성이 높다. 이동국의 강점은 풍부한 경험이다. 큰 경기를 많이 치러봤다. 특히 '빅 경기 킬러 본능'은 최 감독이 이동국에게 바라는 점이다. 좋은 예는 ACL 8강 2차전이다. 후반에 교체투입 됐지만 멀티 골을 쏘아 올리며 상하이 상강(중국)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특급 2선 공격수들과의 유기적인 플레이와 전폭적인 지원이 있을 경우 이동국이 집중마크를 피해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다.
서울은 데얀과 박주영이 공격 선봉을 맡을 공산이 크다. 둘은 올 시즌 K리그에서 각각 13골과 9골을 터뜨리며 팀 득점(56골)의 절반을 책임졌다. 그러나 최근 골 결정력은 다소 떨어진다. 나란히 4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그래도 데얀의 포스트 플레이와 박주영의 프리롤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전북의 포백 수비라인을 무너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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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미드필더들은 물이 오를 대로 올라있다. 최근 가장 돋보였던 점은 '강한 압박'이었다. ACL 8강 2차전 당시 상하이가 맥을 추지 못한 이유다. 플레이 메이커 역할은 주로 김보경이 맡는다. 공수를 조율한다. 기술이 뒷받침 되다 보니 상대 선수를 가볍게 제친 뒤 득점기회를 생산해낸다. 2선 공격수들의 파괴력은 최 감독의 믿음직한 카드다.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는 각각 12골과 10골을 폭발시켰다. 빠른 돌파로 측면을 흔들고 골문으로 쇄도해 골도 잘 넣는다. 이재성은 출중한 기본기로 좁은 공간의 세밀성을 높여준다. 불안요소는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다. 이 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장윤호가 치열한 중원에서 버텨내야 한다. '더블 볼란치'가 형성될 경우에는 이재성 또는 김보경과 호흡을 맞춰 중원 사수에 나선다.
서울의 중원은 팔색조다.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전북의 강한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 서울은 빠른 패스 플레이로 점유율을 높일 전망이다. 이 때 빈틈이 생기면 다카하기가 킬 패스로 찬스를 만든다. 이석현은 개인기를 바탕으로 직접 침투하는 능력을 지녔다. 특히 좌우 윙백 고광민과 고요한이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쉼 없는 공수 가담으로 공격과 수비 숫자를 늘려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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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포백과 서울의 스리백이 충돌한다. 전북은 박원재-조성환-김형일-최철순으로 포백이 구성될 전망이다. 강점은 경험과 투지다. 전북 포백은 다소 투박한 면이 없지 않지만 커버 플레이가 나름대로 잘 이뤄진다.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공수 전환 속도도 빠른 편이다.
서울은 스리백이 가동될 전망이다. 중앙 수비수 자원인 오스마르-김남춘-곽태휘가 포진한다. 이들의 장점은 안정된 빌드업과 공중볼 장악이다. 오스마르는 센터백이지만 중원으로 올라서서 빌드업의 발판을 마련한다. 특히 곽태휘는 공중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도 커버 범위가 넓어 공격수들의 부담을 줄여준다.
골키퍼+조커 '9점 > 8점'
전북은 벤치멤버도 화려하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에다 에두와 이종호 고무열까지 공격 자원이 풍부하다. 김보경과 이재성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리고 빈 자리에 공격카드를 맞춰도 화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서울도 윤주태라는 특급 조커가 대기 중이다. 여기에 주전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와 미드필더 윤일록도 언제든지 출격을 준비 중이다.
전북의 권순태와 서울의 유상훈, 양팀 수문장은 종이 한 장차다. 전력차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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